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오월 Feb 13. 2024

미해결과제

THE END

관점을 달리 해보았다. 나에게 특정 아픔이 왜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인지 알고 싶었는데 관점을 바꾸니 더 희망적이고 이것 또한 타당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건 지금 써 내려가려고 한다.


나는 고 2 때 아니,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즈음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새로 바꾼 교회에서 새가족부에서 만난 지도자분은 정말 내게 힘이 되었는데, 새가족부에서 등조를 하고 새 소그룹에 배정이 되자 그곳에서의 적응이 어려웠다. 그래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교회가..


그리고 고2 힘든 시기일 때, 난 주님을 찾지 않았고 내 마지막 보루였던 범생이 모드(뭐랄까.. 성실모드 같은)를 유지하며 버텼지만 마음은 서서히 메말라갔다.

어떤 친구가 인기가 많으면 그시기하기도 하며 친구에 대한 '고마움', '즐거움'을 잊어갔다. 그리고 나쁜 마음들이 꿈틀거렸다.

그때 사춘기가 1차로 왔던 것 같고 나는 살고 싶지 않았다. 편두통이 늘 있어서 공부하기도 힘들었고 내 성격에 대해서도 마음이 들지 않았고 그냥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이 망가져갔을 때, 나를 잘 헤아려주는 친구가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그 교회를 다녀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간 예배는 너무 경의로웠다. 하나님의 영광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며 행복해했다.

그렇게 다시 주를 찾고 나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멀리하던 친구와 다시 잘 지내고 공부도 나름 다시 열심히 했다.

그렇지만 이미 검은 물이 든 나는 완전히 하얀 사람이 되진 못했다. 하얀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검게 된 수건을 씻어서 쥐어짜보았지만 검은 물이 또는 회색 물이 뚝뚝 나올 뿐이었다. 그래도 시간이 한참 지난 요즈음, 이사 후 다니게 된 새 교회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또 함께 하면서 하나님을 믿고 나아가니 마음이 많이 하얘진 것 같다.


혹시 너무 사는 게 힘들어서 삐뚤어지려 마음먹으려는 사람에게..

나 자신을 망치려는 생각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자살, 자해, 자포자기.. 기독교적으로 보면 사탄의 작용이요, 부모님 관점에서 보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니까. 상황이 너무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 환난 속에 담긴 소망과 감사를 잊지 않고 버텨내면 우린 두세 층 더 성숙해져 있을 것이다. 최근 매일 오전 9시에 컴퓨터 수업을 듣는데 그건 꽤나 힘들지만 수업이 마치면 되게 뿌듯한 것처럼..

우리 일상엔 분명 반짝이는 희망이 초콜릿쿠키에 박힌 초콜릿처럼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설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