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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 MANO Sep 25. 2015

올빼미 이야기

깊고 깊은 산속에 얼굴이 하얀 아가올빼미 한마리가 살았어.
그런데 그 아가 올빼미는 밤이 너무 무서웠어.
아가 올빼미가 무섭다고 얘기할 때 엄마올빼미는 이렇게 말씀하셨지.
"올빼미는 자고로 낮에는 자야해. 아가~ 일단 자고 이따가 어둑해지면 엄마가 쥐사냥하는 법 알려줄게"
아가 올빼미는 그래서 낮에는 잤어.
그런데 밤이오면 너무 무서웠지
"엄마 난 어두운게 무서워요" 다시한번 물었어.
"응? 아가~ 그렇지만 우리는 올빼미야. 올빼미는 밤에 사냥을 하는 거야. 봐바 눈을 크게 떠봐도 우린 낮에는 잘 안보이잖아. 우린 밤눈이 밝아."

그래서 밤이 무서운 아가 올빼미는 밤이 무섭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밤이 되면 열심히 날아보려고도 해보고 엄마가 가르쳐주는 사냥법을 배우려고 노력했어.
아가 올빼미는 그래도 밤이 무서웠어.
밤이 무서웠어도 계속 몸은 커져갔고 엄마가 언제까지나 나를 계속 돌봐줄 수 없다는 것도 알았거든.
아가올빼미는 배고플 땐 직접 사냥도 할 수 있게도 되었어.

그래도 무서울 때면 작은 상자에 작은 돌을 하나씩 집어 넣었어.
왠지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았어. 용기가 나는 것도 같았고.
그렇지만 뚜껑은 꼭 닫아야 했어. 엄마한테 들키면 안되거든.

엄마는 그렇게 말하셨어.
"니가 무서워하면 사냥감은 단번에 알아차려. 절대로 니가 무서워하고 있다는 걸 사냥감에게 들켜선 안돼."
그래서 밤이 되어 밖에 나가야 되는 때가 오면 우선 심호흡을 크게 한번하고 상자에 돌을 하나씩 넣었지.

일단 배가 조금 차고 나면 올빼미는 나무둥지에 쏙 숨어서 지냈어.


이제 청년이 된 올빼미의 나무둥지는 작은 상자에서 시작한 자갈들이  나무둥지로 흘러내리기 시작했지.
다른 상자를 구하는건 올빼미 입장에선 쉽지 않았어. 그리고 그 작은 조각돌들을 버릴 수도 없었어.
그건 올빼미를 지켜주는 수호돌 같이 느껴졌거든.
그리고 그 자갈들 하나하나를 보면서 올빼미는 지난 날들을 떠올렸어. 아.. 그때 그랬었지
그렇게 나무둥지는 작은 조각의 돌들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했어.
시간이 지나자 그 위로도 차올라 비좁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그래도 허기만 채우고 돌아오면 올빼미가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조금은 있었으니 괜찮았어.
얼마지나지 않아 나무둥지가 거의 돌로 채워지고 올빼미는 더이상 그 공간에서 쉴 수 없게 되었지.
올빼미는 이제 둥지 안에서 쉴 수도 없게 되어 버렸어.
그래서 나무 둥지턱에 올라 앉아 있게 되었지.

지나가던 새한마리가 물었어.
"올빼미야~ 넌 왜 그 둥지에 안 들어가고 항상 둥지턱에 있어?"
"응 난 그냥 여기가 좋아"
"그런데 그 자갈들은 뭐야?"
"응? 그냥 내가 모으는 돌이야. 넌 신경쓰지마."






올빼미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훈- 올빼미도 좀 두렵긴 했겠지. 지나가던 새가 속상했겠다. 걔 혹시 쫌 두려웠던게 아냐?
후회를 한거 같애.

나- 어떤 후회?

지훈- 작은새한테 미안했겠지.
그새는 바로 속임수를 썼어.
사실은 콘돌이였어.
그리고는
그 새는 날아가 버렸어.
올빼미가 속임수 라는걸 눈치 챘어.
어느날 올빼미가 개울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고 있었어.
그러다가 올빼미가 정말 좋아하는 새를 만났어. 그 새는 바로바로 아기 콘돌.
엄마가 그 새랑 놀지마 그래서 엄청 속상했대.
다 커서 멋진 여자 올빼미랑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어.

나- 그럼 작은돌들은?

지훈- 계속 챙겼어.
행복하게 잘 살았대.


아들의 모든 이야기는 결국엔 해피엔딩.

슬픈이야기도 꼭 해피엔딩으로 다시 재구성하는 아들에게 배운다.



20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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