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싫어했습니다

서로 다른 여행을 떠나며

by 함영석 변리사

지난날 여행을 그렇게 많이 해보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같이 여행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다 보면,

난 젊은 시절에 뭘 하고 지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여행을 싫어했습니다


그러니, 그 수많은 기회와 시간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행을 가지 않은 게 아닐까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싫다고 해서 영원히 안 할 수 없는 게 또 여행입니다.

친구가 원해서,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다 보면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여행이 필요하니까요. ^^;


그렇게 나 혼자라면 절대 움직이지 않았을 것을,

아이들을 핑계 삼아 여름에 휴양지로 여행을 가고,

국내에 좋다고 하는 곳으로 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시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님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짐을 들고 따라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을 때에도,

아이들이 세명이니 눈 두 개기 모자랐던 그렇게 정신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올해에는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상,

엄마와 첫째 아이가 한 팀,

나와 둘째, 셋째 아이가 한 팀이 되어 일본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아빠의 인내심을...


일본에 도착하는 첫날,

둘째 아이가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무더운 여름, 시작부터 땀이 더욱 흘렀습니다.

사실 택시에 두고 내렸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그냥 문뜩 찾아보니 손에, 가방에 휴대폰이 없었던 것이죠.


그런데 무거운 가방을 메고,

도착한 게 아침 이른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는 후쿠오카 시내 한복판에서

우왕 좌왕 하는 내 모습이 참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여행이란 게,

푸른 바다와 하늘을 보고,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며,

처음 보는 음식 앞에 신기해하는 그런 여행도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늘 익숙했던 문제들과 일들임에도,

다른 때 같으면 아이들에게 한마디 할 법 한데,

그래도 한 팀이라 아이들을 타이르면서 인내하게 되는 나를 보면서,

여행은 또 그렇게 나에게도 의미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여행 싫어하시나요?


그럼, 남의 여행이라도 함께 가보세요.

거기서, 나의 여행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나에게도 가끔은 여행이 필요했음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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