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들으면 데이터사이언스 될 수 있나요?
패스트캠퍼스에서 진행하는 바이트디그리_데이터사이언스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국내 최초의 실무형 강의를 표방하는 것과, '수료증'을 준다는 말에 작년에 결재를 해버렸죠. 4개월 간의 대장정을 거친 만큼 감상을 기록해두고자 합니다.
제가 바이트디그리를 선택한 것은 크게 2가지 이유로, '수료증'과 '원티드 서비스' 때문이었습니다. Coursera나 Udemy 같은 해외 유명 MOOC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수료증을 발급함으로써, 커리어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죠. 그러나 한국의 기존 온라인 강의들은 아무런 증명 방법이 없어 개인적인 만족에 그칠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걸 보완해주는 '인증서'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커리어에 한 줄 추가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제안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건 원티드와 연계한 '커리어 코칭' 서비스였습니다. 수료한다해도 이걸 어떻게 살릴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커리어코칭은 경력 기술 방법과 커리어 설계에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다만 원티드 측과의 연계가 깔끔하진 않은지 커리어코칭은 수료 후 1달 가량이 지난 지금도 받지 못하였습니다만, 받은 후에는 이력서를 업데이트할 소중할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추신: 패스트캠퍼스 측에 문의한 결과 코치의 부재로 매칭이 늦어졌으며, 다른 코치님과 연결되어 코칭을 마쳤습니다) 개인적으로 커리어코칭을 받아야 된다는 일념 하나로 여러 귀찮은 절차들을 꾸역꾸역 진행한 기억이 있습니다.
바이트디그리는 크게 (1) 주차별 퀴즈 (2) 미니 프로젝트 (3) 최종 프로젝트 (4) 오프라인 세미나 로 구성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 풀 수 있는 퀴즈를 매주 제공하여 일정 점수를 넘을 때에만 출석을 인정하고, 강의와 관련된 미니 프로젝트와 최종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리뷰(피드백)을 제공합니다. 특히 최종 프로젝트의 경우 감수자의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까다로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세미나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영상을 제공해줘서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굉장히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차별 퀴즈와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선 온라인 강의를 학습해야 합니다. 온라인 학습의 경우 데이터 분석의 개요나 기본 Python 프로그래밍 문법, SQL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개념을 다루다보니, 공통적으로 '얇고 넓게' 배운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의 전반적인 개념과 필요한 스킬, 기본 요소를 이해하는데 강의 및 프로젝트들의 내용이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론이나 개념 설명이 아닌 Python/SQL 문법 같은 내용은 강의만으로는 한 번에 숙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미니프로젝트가 제공되긴 했지만, 일을 다니면서 '처음' 데이터 분석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버거울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학교나 현업에서 한 번이라도 관련 내용을 접한 사람이라면 너무 쉬울 것 같기도 하더군요. 전반적으로 수강생의 수준에 따른 맞춤형 강의는 아니다보니, 수준별 학습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구성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이트디그리의 실습 프로젝트는 '신입사원'을 가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데이터 전처리에서 간단한 EDA 분석까지 진행했는데, 경력에 따라 난이도를 조정해준다면 만족감이 더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등록이 끝난 후 사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강생들의 수준이나 니즈를 파악하여 조금이라도 다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바이트디그리는 '비캔버스'라는 툴을 사용하여 강의 공지와 영상을 제공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비캔버스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보니, OT를 진행해줘도 익숙해지기가 너무 불편합니다. 비캔버스가 게시판 형식의 서비스다 보니, 공지사항이나 중요 이슈를 확인하기는 쉬운데 내 문의사항을 확인하기에는 번거롭더군요. 그래도 패스트캠퍼스에서 수료에 필요한 개인별 대시보드를 제공해주고, 모두에게 필요한 공지사항은 전체 태그를 걸었기 때문에 수료에 대해서는 불편함을 덜 수 있었습니다.
운영 과정에 있어 Q & A나 사용환경에 대처가 미흡한 점도 아쉬웠습니다. 강의자들이 주로 Mac 환경이다보니 원도우 사용자들에게는 강의 이해가 어렵기도 하고, 퀴즈에서 중복 정답이나 표현의 차이로 인한 채점 문제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수료증'을 표방하다보니 강의나 점수 평가에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처는 느린 편이었습니다. '첫' 시도이니만큼 시행착오를 같이 겪어나갔다는 인상이었습니다. 처음이니까 '패스트캠퍼스도 힘들겠지'하며 넘어갔지만, 만약 다음에도 운영적인 측면에 보완이 없다면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답답한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바이트디그리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익숙하지 않은 분야를 배우는 것이고, 다양한 것을 배우니만큼 '허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배부르고자 하는 것은 욕심이기도 하고요. 패스트캠퍼스에서 제공하는 '16주’의 과정은 사실, 스스로 데이터사이언스를 공부하고, 데이터를 다루는 '습관'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바이트디그리를 통해 데이터를 다루는 '습관'을 익히고 나면, 영구소장으로 제공하는 인강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서 관련 역량을 기를 수 있습니다. 혹은 실무에서 필요한 작업의 기초적인 부분을 실습하던가, 보다 어려운 강의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사이언스를 처음 접하는데 안내자가 필요하다면, 바이트디그리를 통해 '안전한' 출발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 후기가 고민하는 분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총평>
가격 ★★★☆☆
서비스 운영 및 피드백 ★★☆☆☆
커리큘럼 구성 및 적절성 ★★★★☆
강의 서비스 ★★★☆☆
교육 만족도 ★★★☆☆
추천 여부: 데이터 분석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라면, 전반적인 내용을 경험하기에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