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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량 Jun 17. 2019

알고 사는 MANGO

스페인 SPA브랜드로 터키에서 옷을 가져와 파는 것에서부터 시작된 브랜드예요. 자라나 유니클로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만나더라구요. 여성남성의류, 어린이, 액세서리, 속옷이나 스포츠웨어까지 사업분야가 다양합니다.


패션레볼루션 투명성 지수

얼마나 투명하게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보호, 환경보호를 위해 기업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에 대한 정책과 시행방향, 실태 등을 공개하는 정도를 점검합니다. 기업의 운영과 생산과정을 밝히는 과정은 기업이 스스로 윤리성을 검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죠. 대중에게 공개된다는 것은 결국 기업이미지와 연관될 테니까요. 이 지수는 '공개여부'에 대한 점수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기업이 기여하는 사회적, 환경적 노력에 대한 평가와는 또 다릅니다.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하는 부분을 감추지 않는 것이 그 노력의 시작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망고의 투명성 종합점수는 18점입니다. 세부항목에 대한 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 정책 및 공약: 58점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숲과 동물을 비롯한 환경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정책 공개 여부

- 경영: 25점
사회적 및 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책임있는 경영과 관련된 정보

- 추적가능성: 0점
브랜드의 공급망, 즉 생산공장이나 하청업체,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노동환경, 환경적 영향 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가 확인 가능한지

- 브랜드의 영향력: 9점
공급업체에 대한 브랜드의 영향력- 운영방식의 윤리성에 대해 브랜드가 통제할 수 있는지, 공급과정에 대한 감사내용 및 시정조치와 관련된 정보 공개 여부

- 사회적 이슈 관심도: 21점
성평등, 책임있는생산, 환경적 문제까지 최근의 사회적 쟁점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지

망고는 투명성 점수가 많이 낮습니다. 추적성에 대한 점수가 0점이라니, 공급라인 제조시설과 공장들에 대해 소비자가 알아보려야 알아볼 수가 없다는 뜻이죠. 생산공정에 대해 브랜드가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공개하고 있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어떻게 망고제품을 믿을 수 있을까요?



Baptist World Aid Australia

호주의 비영리단체로 매년 패션브랜드의 윤리성을 검토하고 평가하는 레포트를 꾸준히 보고해오고 있는 단체예요. 망고는 올해 C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망고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호주유통회사를 기준으로 검토했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세부항목별로 자세한 내용은 본 매거진 첫번째 글을 참고하세요)

정책: A+
기본적으로 노동자를 위한 정책들을 마련해놓고 있지만, 원료-완제품까지 이르는 모든 공급라인에 적용하기엔 부족함. 특히 성적 불평등을 다루는 정책이 부족하고, 노동자의 처우를 보장할 수 있는 가격 책정이 이루어지지 않음.

투명성: C+
원료-제조-완제품 단계로 나눠 평가를 진행. 투명성과 추적가능성 부분에 대해 평가하는데, 투명성 점수는 모든 단계에서 0점을 받음. 공급시설 목록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당연히 모니터링 결과도 공개하지 않음. 완제품 단계에서는 대부분의 생산공장이 추적가능하고 하청업체 또한 관리가능하지만, 제조단계에서는 추적가능한 생산공장이 반에 못 미침. 원료공장에서 추적가능한 생산공장은 0%에 가까움.

감사 및 통제: C
원료-제조-완제품 단계로 나눠 평가를 진행. 완제품 단계에서는 외부감사자가 모든 공장을 감사하지만 사전 예고와 함께 이루어짐. 제조단계에서는 50% 정도의 공장에 대해 감사가 진행됨. 마찬가지로 사전 예고 있음. 원료단계에서는 감사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음. 모든 단계에서 임금과 초과근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가 부재함. 공급라인에서 인권과 노동안전에 대한 교육 부족, 윤리적 경영에 대한 동기부여 프로그램 부족.

근로자 권한: D-
원료-제조-완제품 단계로 나눠 평가. 모든 단계에서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있는 공장이 없음. 이와 관련된 계획도, 제도도 없음. 또한 노조나 노사 단체 협약이 마련된 제조시설도 없고, 고충처리제도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음. 심지어 아동노동, 강제노동이 적발될 경우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남.

환경적 책임: C+
공급망 전체에 환경적 위험성과 그 영향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지만 지속가능한 원료 사용 부족,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 부족, 유해화학물질 사용, 물 사용량을 줄이고 오폐수 수질 개선을 위한 노력 매우 부족, 의류 수선/회수 프로그램 부재.  



Good On You

망고는 5점 중 2점을 받았습니다. '나쁨' 정도로 설명되겠네요.

환경: 2점. 패스트패션인만큼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빠르게 생산해내면서 과소비에 일조합니다. 또한 가죽태닝과정에서 크롬을 비롯한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노동: 2점. 노동자 권리를 위한 계획이 부재합니다. 공급라인 중 완제품 단계의 모든 제품들은 감사받지만 제조공장에 대한 공개된 목록이 없습니다. 최저임금을 보장한다는 언급이 없고, 완제품 단계에서 노동착취의 가능성도 높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동물: 3점. 모피나 앙고라, 특수동물의 가죽을 사용하지 않지만 다른 동물들의 가죽, 양모, 다운이나 특수동물의 털을 사용합니다.




망고의 점수를 보면서 H&M과 많이 비교되더라고요. H&M은 점수 A+, A-, B-, C-, A+ 이렇게 받았거든요, 그런데 이 점수도 세부항목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망고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 점수네요. 우선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소비자가 알아야 제품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건데, 이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시급해보입니다. 투명성 점수가 많이 낮아요.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임금문제. 공급라인의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지 걱정되네요. 브랜드 스스로 각 제조공장과 하청업체들을 파악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그에 대한 감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통제력도 낮습니다. 특히 지적받은 부분의 시정조치계획도 부재한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 모든 부정적인 상황에 대한 개선의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마음에 걸리네요.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게 우선일 듯 싶습니다. 언젠가 망고가 모든 공급라인을 파악하고 철저한 감사를 통해 윤리적으로 경영하는 멋진 브랜드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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