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Last Summer
언제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노래가 있다. 내게는 아바의 Our Last Summer가 그렇다. 아바의 다른 곡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내 마음은 이 노래를 처음 들은 순간 한 번에 사로잡혔다. 원곡은 투명하고 순수한 느낌이라면, 영화 <맘마미아>에서 콜린 퍼스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부른 버전은 노래의 가사를 더 입체적으로 살려준다.
노래를 들을 때면 떠오르는 시간이 있다. 7년 전 파리의 여름. 당시 나는 몽마르뜨 언덕 근처의 호스텔 4인실에서 묵었다. 이층 침대 두 개가 나란히 마주 보고 있던 그 방은 좁지만 활기찼고, 어두웠지만 따뜻했다. 며칠 머물렀을 뿐인데 그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미국령의 처음 들어보는 섬에서 온 대학생 친구들, 일본 자이카에서 일하는 고이치, 연세가 좀 있었던 여행객. 그리고 참 철없던 인연까지. 그 좁은 4인실에서 모두가 처음 만났고 이내 헤어졌다.
우리는 설렘과 반가움을 가득 안고 파리를 돌아다녔다. 마침 우리가 파리에 있었던 때는 프랑스 혁명기념일 주간이었다. 개선문 거리가 모두 축제 분위기였고, 우리는 들판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쉬기도 했다. 불어를 알지 못해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 때에도 내가 어떤 종류를 주문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래도 그저 즐겁기만 했다. 오히려 어떤 음식이 나오나 알아맞혀 보자며, 그 순간조차도 설렘으로 바꾸었다.
지나간 인연은 추억으로 남아 노래 가사와 만난다. 센 강변을 걷고 노트르담 주변을 돌았던 그때. 하루하루가 즐겁고 걱정이 없었던 7년 전 우리들. 여름이 될 때면 저절로 이 노래를 찾게 되고, 자연스레 그때의 시간을 추억한다. 그렇게 삶이 더 풍성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