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틴다는 이름의 방치
버틴다는 이름의 방치
나는 늘 하루라도 빨리 성숙해지기를 바랐다.
내가 생각한 성숙함이란 고민이 있어도,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감당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었다.
그 기준이 어디서 왔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만 그 기준을 지키려 애쓰는 동안 나는 자주 혼자 끙끙 앓았고,
생각이 꼬여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며칠을 멍하니 보내기도 했다.
지금의 나이대에 정해진 정답은 없을지도 모른다.
분명 이 시기에만 느끼고 누릴 수 있는 감정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왜 그렇게 서둘러 어른이 되려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목표가 있다면 내 선택을 쉽게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긴 설명 없이도 옆에 앉아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잠시 멈추게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숨 쉬어도 되는 순간을 처음으로 허락받은 기분이었다.
언젠가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그래도 잘 버텼다”라고 말해줄 수 있기를.
그 마음 하나로 오늘을 조금 더 천천히 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