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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n 10. 2021

나는 N잡러를 꿈꾼다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이랑 친구들 몇 명을 데리고 독서 모임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직업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내가 아이들한테 앞으로는 평생 하나의 직업을 갖고 사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직업을 갖게 될 거라고 말했다. 그때 나는 직업의 구조를 수직으로 보았다. 하나의 직업을 갖다가 다른 직업을 갖게 되는 게 자랑스러운 현상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말이 완전 틀렸다. 요즘 사람들은 직업을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으로 갖는 게 아닌가. 한번에 여러 가지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가 'N잡러'다.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투잡을 넘어선 쓰리잡, 포잡 등을 갖고 있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시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매체 중 한 곳인 출판계에서는 발빠르게 <퇴근 후 스마트스토어로 투잡하기>, <돈을 만드는 N잡러의 사람을 모으는 기술>, <N잡하는 허대리의 월급 독립 스쿨>, <n잡 시대에 부쳐>, <N잡 시대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등 'N잡러'에 관한 책을 내고 있고, 독자들의 호응이 몹시 뜨겁다. 


N잡은 요즘 젊은이들의 화두인 '파이어족'이나 '디지털 파일', '디지털 노마드', '잠자는 사이에도 돈을 술술 들어오는 구조로 만들겠다는 의지' 등과 맞물려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하다. 대표적인 N잡으로는 회사를 다니면서 이모티콘을 제작하거나 크몽이나 클래스101에 온라인강의를 올리고, 유튜브로 수익을 올린다. 이외에도 책을 출간하기도 하고 오픈마켓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기도 한다.


생각해 보니 나도 N잡러를 꿈꾸고 있다. 나는 책 편집과 디자인을 할 수 있고, 전자책 제작도 하며(이건 요즘 열심히 배우고 연습하는 중^^), 올해 안에 카카오톡에 이모티콘을 제작해서 올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기도 하다. 또 6월 말부터는 영상 편집을 배울 예정이라 북트레일러를 만들거나 유튜브도 제작할 예정이다. 그뿐인가, 책도 낼 거다. 그러고 보니 나도 분명 N잡러인데, 현재는 백수다. ㅋ 예비 N잡러라고 해두자. ^^


옛말 틀린 말 하나도 없다지만 이제 '한 우물만 파라.'는 건 시대에 맞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묵묵히 회사 생활을 해야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취업 안 하고 이모티콘 만들고 유튜브 하면서도 얼마든지 회사원 월급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그러니 아이가 공부 안 하고 종이에 낙서만 한다고 혼내지 말자. 내가 좋아하는 이모티콘 제작자 오목 작가님은 낙서하는 걸 엄청 좋아했다고 한다. 현재 오목 작가님은 책도 냈고 카톡 등에 이모티콘도 40개 이상 올라와 있다.  혹 아이가 게임만 하고 있다고 너무 혼내지도 말자. 장차 아프리카TV에서 게임 방송으로 대기업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이런 다양성을 사랑한다. 한 가지 길만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원한다면, 시도한다면 누구든 N잡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한다면 말이다. 혹시 모르겠다. N잡러 시대가 가고,, 다음에는 No잡러 시대가 올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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