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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지 않는 미소- 찰스 부코스키

시 읽기

by 박둥둥


한때 우리는 금붕어를 기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헤엄치며 돌았다.

작은 어항 속에서 테이블 위,

주위로 두꺼운 커튼 드리워진

커다란 유리창이 있지

항상 미소 짓던 엄마,

우리가 모두 즐거워하기를 바라며

행복하길, 나에게 '행복한 헨리가 돼!'

그녀의 말은 맞는 말이지: 행복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다면

하지만 아버지는 일주일에 몇 번씩이나 엄마와 나를 두들겨 팼다.

그의 6피트 2인치 장신의 몸속에서

도대체 끓어오르는 무엇이 그 자신을 공격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일까.

나의 엄마, 가여운 금붕어,

행복하기를 원하고, 두세 번씩 두들겨 맞던

(중략)

어느 날 금붕어가 죽었다. 다섯 마리 모두가

그들은 물 위에 떠올랐다, 옆으로 누워,

눈은 여전히 뜬 채이고,

집에 들어온 나의 아버지가 금붕어를 건져 고양이한테 던져 버렸어.

부엌 바닥에 그리고 우리는 보았고 그때의 엄마를 지켜보았어.

미소 짓는


****

헨리 찰스 부코스키

(Henry Charles Bukowski,1920-1994)

는 미국의 시인, 작가이다.

1920년 독일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평생을 살았다. 대학을 중퇴하고 스물네 살 때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하지만 꾸준히 창작을 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하급 노동자로 전전한다.

그러다 우연히 취직한 우체국에서 직원으로 12년간 일하며 시를 쓴다. 이후 일을 그만둔 그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 데뷔작 『우체국』(1971)을 펴낸다. 이 작품은 작가의 분신인 헨리 치나스키가 처음 등장하는 소설로 자전적 소설의 시작점이 된다. 연대순으로 보면 소년이던 『햄 온 라이』(1982), 글쓰기를 포기하고 이 일 저 일을 전전하던 시기의 『팩토텀』(1975), 일정한 직업을 가지게 된 『우체국』을 거쳐 비로소 전업 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된 『여자들』(1978)로 이어진다.

마지막 장편소설 『펄프』(1994)를 완성하고 백혈병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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