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확보한 신문광고·팜프렛, ‘그 시절’로 안내해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 메버릭>이 연일 화제다. 언론 시사회가 있었나본데, 언론 시사회 반응도 폭발적이다.
<탑건 : 메버릭> 개봉 소식이 정말 감개무량하다. 이 영화 1편 <탑건>이 나온 해는 1986년. 우리나라엔 1987년 12월 연말 특선 프로(?)로 종로 3가 피카디리 극장에서 개봉했다.
당시 나는 고등학생. 겨울방학을 맞아 왠지 이 영화가 보고 싶었고, 그래서 다음 해인 1988년 1월 극장을 찾았다. 영화를 보고 전율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 영화는 해군 조종사들을 미화한, 미국식 국뽕(?) 영화다. 그러나 인도양 상공에서 벌어지는 적성국 전투기와의 공중전은 너무 짜릿했다. 배우 톰 크루즈도 너무 멋졌다.
그래서 영화를 본 뒤 곧장 극장에서 팜플렛을 샀다. 그 시절엔 영화 팜플렛을 제작해 관객들에게 판매했고, 난 이 영화 <탑건>을 신호탄으로 팜프렛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또 집으로 돌아온 즉시 신문광고를 살펴봤다. 그 시절엔 신문에 나온 기자·평론가의 기사와 신문 지면 하단 광고가 영화 정보를 접할 유력한 통로였다. TV·라디오 프로그램이 없지 않았지만 그 시절 영화만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초창기나 다름없었다.
신문에 마침 그때 말로 ‘대문짝 만하게’나온 광고가 눈에 띠어 얼른 스크랩했다. 그리고 영화가 생각날때면 스크랩을 들여다봤다.
적어도 내게 영화 <탑건>은 영화의 매력, 그리고 한국과 ‘친한’ 배우 톰 크루즈의 매력에 눈뜨게 해준 인생영화였다. 대학 진학 후부터 톰 크루즈 영화는 빠짐 없이 챙겨봤다. 첫 부인 니콜 키드만과 함께 한 <폭풍의 질주>, 그리고 올리버 스톤의 <7월 4일 생>이 특히 기억난다.
<탑건>이 국뽕 영화였다면 <7월 4일 생>은 베트남전 참전 군인 론 코빅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다소 반체제적인 영화다. 톰 크루즈는 론 코빅으로 분해 상이군인의 아픔을 연기해 낸다.
이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르기까지 했다. 물론 오스카는 <나의 왼발>에서 크리스티 브라운을 연기한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차지했지만, 톰 크루즈의 연기는 진한 감동을 줬다.
그리고 34년의 세월이 훌쩍 흘렀다. 이제 내 나이도 50대에 접어 들었다. 하지만 <탑건 : 메버릭> 개봉 소식에 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그간 소중하게 간직해왔던 신문광고와 팜프렛을 다시 들췄다.
집에 스캐너가 있어 신문광고와 팜프렛을 디지털화했다. 이제 이건 영원토록 기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탑건 : 메버릭>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지난 달엔 ‘넷플릭스’에 1편이 올라와 있어 챙겨봤다. 1편 연출자인 토니 스콧은 고인이 됐다. 2편을 연출했으면 좋았을 텐데, 슬프다.
톰 크루즈 열 번째 한국 방문에 사정상 현장에 나가지 못해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 방문 기념으로 34년간 간직했던 팜프렛을 방한 선물로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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