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부 1500미터. 초등저학년 200미터
성동구철인3종협회장배 아쿠아마라톤 대회에 다녀왔다.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 수영장은 처음인데 새 건물이라 모든 것이 반듯하고 깨끗하고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의 마음조차 기분 좋은 곳이었다. 다만 이런 ‘대회’를 감안한 수영장은 아니기 때문에 별도 관람 시설은 없다. 지인이나 동료, 가족들은 경기를 보기 위해 맨발로 레인 옆에 서서 지켜봐야 한다.
대회명: 성동구철인3종협회장배 아쿠아마라톤
대회 종목: 성인 1500미터 / 초등부 유치부 300미터, 200미터, 100미터
대회 일시: 2026년 3월 29일 일요일
대회 장소: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
새벽 성인부 나의 경기. 아쿠아‘마라톤‘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1500미터 짧은 대회. 우리 레인에서 나는 5번. 새벽 6시 30분 경기 좋다. 아내와 아이가 잠자는 동안 후딱 다녀왔다.
5000미터나 10000미터도 아니고 1500미터, 25미터 풀 30바퀴 정도는 혼자서도 회전 수를 셀 수 있다. 내 앞 4번 선수분 추월하고 29바퀴 마쳤지만 마지막 랩 알리는 뿅 망치를 두들기질 않는다. 잘못했나 생각하고 한 바퀴 더 돌았는데, 내가 추월했던 4번 분은 경기 종료?
“이분 마쳤는데 나는 왜 안 끝나죠?”
“저분이 먼저 출발했어요.”
“알아요. 그런데 제가 추월했어요.”
답답한데 대화하면 더 답답할 것 같아 한 바퀴 더 돌고 마쳤다.
경기 끝나고 확인하기 위해 레인 심판 석에 가 보니 기계로 랩 타임 체크하는 것 없이 사람이 손수 ’바를 정‘ 5획을 또박또박 그리며 회전 수를 세고 있다. 다른 대회와 달리 이렇게 사람이 직접 세기 때문에 (오류 여부를 알 수 있는) 랩 타임은 따로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촬영한 영상도 없다. 더 이상 묻는 게 의미 없는 것 같아 그만뒀는데, 마치고 보니 뿅 망치 제때 두드리지 않아 한 바퀴 더 도는 분, 턴하는 벽에서 추월 이뤄질 때 랩을 제대로 못 세어 우왕좌왕하는 심판 분 등 아비규환이다. 나처럼 문의하고 확인하는 분을 4명 정도 봤다.
1500미터 24분 49초. 실내 대회이고 25미터 풀이라 개인 기록을 기대했지만 어찌 됐든 23분 대는 실패. 기념품은 기대 안 하지만 봄 아이언맨 대회 앞두고 겨울 동안 연습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 신청한 대회인데. 앞으로 ‘비경쟁’이라고 하는 행사는 나가면 안 되겠다. 예전에도 그렇고 이번 대회까지 경험한 바 ‘모두의 축제‘를 위한다는 취지와 달리 주최 측의 정밀한 기록 측정 부담과 그로 인한 민원을 덜기 위해 ‘비경쟁’으로 개최하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내 대회가 아니고, 오후 초등부 경기. 아들 첫 수영 대회. 저학년은 200미터. 이건 우리 아들에게 아쿠아’마라톤‘ 맞다. “어서 와, ‘장거리’는 처음이지?” 25미터 4바퀴.
예상보다 많은 참가 인원을 보고 아내와 나는 겁먹었다. 어린이 수영 팀에서 선수 같은 아이들이 죄다 나오는 건 아닐까? 우리 아이처럼 동네 수영장에서 물놀이 수준으로 하다가 ‘엄빠‘에게 떠밀려 나온 애들도 있긴 한 건지 궁금했다. 혹시라도 애 주눅 들까 봐. 다행히(?) 다양한 애들이 있다. 선수처럼 빠른 애들도 있고 ‘물놀이‘ 애들도 있고.
역시 어린애들은 태어난 시기와 유전에 따라 발육상태가 차이 나는데, 덩치 좋은 아이들이 힘이 좋아서 쭉쭉 치고 나가는 게 다르다.
아내 표현으로는 우리 애는 가는 팔로 ‘팔랑팔랑’ 거리며 헤엄치는 모습이 안쓰럽다며 집에 오자마자 뭘 먹일까 고민하고 있다. 곰탕, 갈비찜.
“여보, 그런데 나는?”
“알아서 사 먹어라.”
200미터 5분 31초. 연습할 때는 항상 6분을 넘겼지만 경기 당일에는 ’대회빨’을 받았다.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경험을 한 아이에게 엄빠는 사랑 가득한 응원 격려 칭찬 폭풍.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하다 보니 재미있단다. 5월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어린이 아쿠아슬론에도 출전하기로. 그건 수영 100미터 달리기 600미터.
아들이 아직 물 잡는 걸 못한다. 평벤치 같은 걸 하나 구입해서 팔 모양을 만들어봐야지. 나도 제대로 못하는데 누가 누굴 가르치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