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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철 Dec 13. 2021

세시간전 멤버들이 당장 떠나고 싶은 해외 여행지



여행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세시간전>. 2년 동안 캐리어와 배낭이 창고 어딘가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못하는 중이고 여권은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날 지경. 장시간 비행마저 행복해할 이들에게 당장 가고 싶은 여행지에 대해 물어봤다.


글 . 마린






세이지 ㅣ 판티에 :  추위 말고 더위에 떨고 싶어요.



겨울보다 여름을 더 훠~얼씬 사랑하는 피디는 아무래도 코로나 직전 마지막으로 다녀왔던 해외여행지를 꼽을 수밖에 없었다. 친구 두 놈과 함께 갔던 호찌민&무이네 그중에서도 무이네를 지금 당장 떠나고 싶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바다.. 그리고 사막이 공존하는 이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화이트 샌듄이라 불리는 사막 한가운데 있었을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꼈다. (암 스틸 얼라이브)





사막 한가운데에서 탁 트인 전경을 온몸으로 느낄 때 비로소 자연은 신이 주신 선물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여유롭게 친구들과 모래를 뿌려 놀고 언덕에서 점프를 해보기도 하고 인생샷을 찍으며 인생노을을 기다렸던 순간이 가장 기억이 난다. 아무 걱정 없이 그저 노을만 바라보며 행복을 느꼈을 때..


사막에서 흘린 땀과 더위를 바다와 맥주로 채운다면 그곳이 바로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 그렇게 수영과 낮잠을 함께 때리며 해가 지면 시원해진 무이네 거리를 거닐어 본다.





목적지 없이 그저 발 길 닿는 대로 걸어보기도 하고, 신기한 건물이 있다면 멈춰 서서 들어가 보기도 하고,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앞에서 친구들과 댄스파티를 하기도 했던 무이네 거리.


한 손에는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를, 한 손에는 맥주캔을 쥐고 한적한 거리 한 편에 쭈그려 앉아 야무지게 배를 채웠을 때가 그립다.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 여행지에서만 생기는 무모한 용기(?)가 왜 일상만 돌아오면 사라지는 걸까





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 무이네, 지금 당장 떠나고 싶다! 겨울의 한 가운데, 나는 지금 추위 말고 더위에 떨고 싶다






마린 ㅣ 치앙마이 :  따뜻한 나라에서 한량처럼 쉴래요.



지금 당장 가고 싶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지만 딱~~하나 꼽으라면 치앙마이. 여름을 사랑하기도 하고 치앙마이에서 지내는 동안 부렸던 여유를 조금 더 누리고 싶다. 치앙마이 2주살이의 일상은 이러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곱만 떼고 2분 동안 쉬지 않고 뛰면 도착하는 요가원. 90분 동안 열심히 수련한 후에 머리가 산발인 상태로 발길 닿는 식당에 들어갔다. 사진조차 없는 메뉴판을 볼 때는 조금 당황스러운데 구글맵을 활용해서 똑똑하게 주문했다. 그러고는 낮잠을 자기도 하고 숙소 1층에 있는 야외수영장을 내 것 마냥 쓰기도 하고 가끔은 시내에 있는 유명하다는 카페를 찾아가 시간을 보냈다.





다시 배고플 때쯤 거리를 골목대장처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눈으로 찜해둔 빈티지 샵에 구경 가기도 하고 근처에 열리는 야시장에 가서 간단하게 먹기도 했다. 주말이나 저녁마다 열리는 플리마켓을 구경 가는 것도 재미다. 재밌는 물건들이 많이 팔아서 지갑이 자주 열리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잘 간직 중이니 되었다.

골목대장에서 관광객 모드로 전환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분홍과 보라색이 적절히 섞인 노을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바쁘게 잘 놀았다!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그립다. 구구절절 적었지만 따뜻한 나라 가서 놀고먹고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리아ㅣ 보라카이 :  롱패딩 말고 수영복 입고싶어요.



슬슬 두꺼운 외투를 꺼내기 시작했고, 따뜻한 나라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긴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꺼놓지 않았던 항공권 특가 알림을 봐버렸고, 손이 생각을 거치지 않고 항공권을 예매해버렸다. 게다가 보라카이가 환경개선 사업으로 폐쇄했다가 개방한 직후였기에 안 갈 이유가 없었다.

보라카이 섬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힘들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공항에서 나와 선착장으로 이동, 배를 타고 입도한 뒤 호텔로 가야 되는 일정을 소화해야 된다. 보라카이 is 뭔들.. 선선한 바닷바람 덕분에 그 과정조차 설렘 가득한 시간이다.


한국은 한겨울이었고, 특히나 물을 좋아하는 에디터는 여행 내내 물놀이를 할 작정으로 일정을 짰다. 물개들은 알 테다. 호텔 수영장이나 근처 해변에서 하는 수영으로는 성에 차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보라카이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거리인 카라바오 섬으로 향했다.





배를 타고 내려서 언덕을 20분가량 오르고, 차를 타고, 걷고 반복한 뒤 펼쳐진 그림 같은 풍경! 스노쿨링을 하고 망고 먹고, 아파트 16층 높이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마사지 받고, 라면먹고...를 반복하면서 천국에 온 것 같은 시간을 보냈다. 아직까지도 그 순간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행복했는데.. 그래서.. 언제 갈 수 있을까...


카라바오 섬은 인구이동이 워낙 적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람을 그리워한다고 한다. 그래서 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이제 막 말을 시작한 아기들, 수업 중인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나와서 인사를 한다. 그 사랑스러운 눈빛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저렴한 물가 덕에 예약할 수 있었던 리조트들도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이유! 나이가 한 살 더해질 날이 안 남은 지금 시점에서 하루 종일 물에 둥둥 떠있고, 먹고 자고 하면서 연말을 보내고 싶다. 말 그대로 바람이니 내년 연말은 꼭 이루길 바라면서 같이 여행의 그리움을 이겨내보자!





아띠 ㅣ 미국 :  연말 분위기 넘치는 미국으로 떠날게요. 지금 당장



본래 유럽 여행지를 더 선호하는 편인데, 연말이 다가오면 유독 미국 여행에 대한 열망이 강해진다.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러브 액츄얼리> 등 겨울의 미국 풍경을 잘 담아낸 영화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뉴욕은 내게 주변 사람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만 같은 바쁘고 딱딱한 '도시' 이미지인데,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상반되는 이미지에 오히려 포근하고 따스한 느낌이 배가 된다. 집마다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와 전구 장식도 물론 한몫한다.


20년도 겨울의 뉴욕을 만났지만, 눈 내리는 뉴욕은 아직이다. 언젠가 떠날 뉴욕 여행에서는 보들보들한 스웨터에 오버 사이즈 코트를 걸치고 털모자를 푹 눌러 쓴 채 현지 사람인 양 눈 내리는 거리를 헤매고 싶다. 살짝 추워질 때쯤엔 록펠러 센터 전망대에 올라 맨해튼 거리 풍경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야경도 봐야지.

아, 센트럴 파크에서 따끈한 핫초코 한 잔도 꼭이다.






아이언 ㅣ 퀘벡 : '세시간전'의 공유가 될래요.
페어몬트 르 샤토 프롱트낙 ©julie_boulanger



이렇게 날씨가 추워지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를 타고 전 세계적으로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다. 본 방송을 할 때는 보지 못하다가 종영하고 난 뒤 캐나다 퀘벡시를 배경으로 한 장면에 매료되어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단풍이 짙은 일몰과 함께 만들어낸 그 아름다운 장관에 빠져서, 지인도 거주하는 퀘벡주의 몬트리올을 함께 여행하려고 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반전은 있어야 하는 법. 2020년 3월의 캐나다 여행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정 연기가 되었지만, 이렇게 눈과 함께 만들어낸 순백의 그림은 사진이나 모니터에 절대 담기지 못하는 법.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꼭 퀘벡에 가서 도깨비의 그들처럼 스테이크도 먹고, 언덕에 앉아서 여유도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세시간전 멤버들의 그리운 여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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