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국 영화는...?”
이 백 퍼센트 주관적이며 안타까움과 답답함 사이의 글입니다.
작품을 이야기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단순한 평가가 폄하와 비슷해질 때도 있어서 쉽게 글을 쓰기 어렵다.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 기쁨과 사랑과 열심과 노고로 만들었다는 걸 알기에 이걸 전제로 하려고 한다.(잘 되지는 않겠지만...)단순히 완성도를 놓고 보았을 때 관객이나 독자의 입장으로 평가와 폄하가 아니라 한영에 대한 고찰을 해보고자 한다. 매우 주관적. 나는 평론가도 아닐뿐더러 영화 관련 종사자도 아니다. 어차피 영향력 없는 영화 사랑 1인에 게다가 블로그 글이니 주저하지 않고 글을 쓴다. 바람처럼 이런 마음이 불어온 건 개봉한 여러모로 가슴 아픈 한영의 현실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창작물은 혼자만의 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창작물에 한 사람의 노고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노고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어떤 창작물보다 수고로움이 배로 들어가는 엔터테인먼트이다. 영화는 강도 높은 수고로움이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배우로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게 수고로운 일을 하는 스태프와 작품 관련자들이 붙어야 하나의 작품이 나온다. 어떤 작품은 1년 만에 나오기도 하지만 10년 만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시간이 길어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체 잘 만들어진 영화란 무엇인가.
사회에서 무엇을 만드는 것은 자본이 필요로 한다. 종류와 상황에 따라 크기에 따라 투자의 경중이 달라진다. 보통 본인의 투자에 의하지만, 영화 산업은 남의 돈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영화는 투자자가 많이 붙고 대형 투자가 붙을수록 연출을 잘하는 사람, 연기를 잘하고 티켓 파워가 높은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다. 대게는 인기가 많은(흥행 보증 수표나 영화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감독에게 많은 투자자가 붙는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영화란 예측할 수 있는 산업도 아니다. 흥행을 예측했으나 실패로 크게 들어간 작품, 저예산으로 찍은 영화가 호평을 얻고 많은 관객을 얻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수를 판단하기가 여러운 산업이다. 한국에서 현재 영화산업은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충무로의 중심인 대한극장의 폐관, 영화관 입장권인 500원 삭감, 영화제 예산 절반 삭감, AI 시대 게다가 관객들을 홈으로 끌어들이는 OTT 확산까지. 눈물 나는 현실인데, 그 사이에서 한국 영화는 어떤 길을 밟고 있는 걸까?
올해 정말 높은 추이로 <범죄 도시 4>가 흥행 고도를 달렸고 이전에는 매니아들만 본다는 컬트 무비가 흥행을 했고, <파묘>. 한 해의 두 편이 많은 관객을 이끌 수 있는 건 쉽지 않다. 물론 관객 수로 작품이 어떠한지 평가된다는 건 매우 안타깝다. 관객 수가 현저해도 너무나 좋은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뭐 어쨌든 두 편은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 그 외의 작품은 개봉 여부도 모르게 사라졌다. 손익분기점도 못 넘고 사라진 영화가 정말 많았다. 종사자도 돈과 시간이 넘치는 사람도 아니라 다 볼 수 없고, 보고 싶지도 않았다. 보고 나서 에너지가 빠지는 영화도 있었으며 시간과 돈과 정신 돌려줘 할 정도의 영화 그리고 이정고 추이로 끝날 영화가 아닌데 한 것도 있었다.
그렇게 무얼 봐도 그렇게 흥미를 돋게 하거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 없을 즈음 제대로 영테기가 올 시점에 연달아 한국 영화를 봤다. 기대가 없던 작품은 아니었다. 이 영화가 좋을 거라는 암시적인 기대보다는, (솔직히 별로일 것 같지만) 좋으면 좋겠다는 좋아하는 사람들의 출연 때문에 그리고 한영이 인기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갔는데 2시간 후에 떠오른 건 물음표였다. 보는 내내 몰입이 되기도 전에 계속 물음이 떠나지 않았다.
왜..왜? 왜???라는 물음만 되새겨졌다. 물론 위에 적었듯이, 모든 이들의 피땀눈물노력 이런 것을 땅바닥에 묻어두려는 게 아님을 밝혔으니 넘기겠다. 그 의미에는 많은 게 담겨있다.
“이런 영화를 그들이 택한 이유는? 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관객이 보고 무슨 생각이 들길 바란 건가? ”
이 영화를 진심으로 홍보하는 배우에게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작품? 물론 많이 보면 좋겠다. 참여한 작품이 사랑을 받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물론 좋다. 그렇지만 정말... 별로인 작품을 본 관객은 무엇이 되는 걸까. 관객은 좋은 마음으로 영화관에 간다. 그런데 한국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정말 자본이 아깝다는 생각만 퍼뜩 드는 작품이 허다했다.
영화 제작은 참여하는 이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물론 직업이니 당연히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그런 정당한 이유를 납득시키기도 전에 당황스럽고도 실소가 나오면서 한편에는 한국 영화의 부진에 속상하고 안타까움이 미어졌다. 외국도 사정도 곧 다르지 않다고 하기에는 이미 젊고 능력있는 감독과 배우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많은 상을 받고 좋은 작품들을 만들며 투자도 잘 붙는다. 그리고 외국 영화는 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 관람객이 꽤 봐주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한영... 그 정도 아니다. 자본도 그에 비해 정말 낮고 관객들도 웬만해서 극장가에 찾아주지 않는다. 영화표 값은 오르고, 작품에 투자자가 붙지 않고, 관객들은 한국 영화에 대해 기대치가 낮다. 그렇다면 오티티를 선택하고 재미있는 외국 영화를 선택하게 된다. 당연하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 거지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한 걸까. 한영에 대한 현저한 기대치는 영화의 관객 수 때문에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에게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스토리라인을 바꾸려는 투자자들의 상황인 걸까 능력 부족인 감독의 탓인 걸까. 진가를 못 알아보는 관객인 걸까.
투자 붙는 작품은 인기 많은 영화감독 혹은 인기 많은 배우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작품들이 다 좋은 메시지를 담은 것도 재미나고 생각해 볼 만하고 오랜 시간 인기를 끌만한 작품도 아니다. 그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잘 만든 영화란 무엇일까에 대한 기준은 주관적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캐릭터로서 연기되는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과 어우러지는 배경 음악과 관객으로 하여금 이해되게 하는 스토리이다. 박자를 다 맞추기란 쉽지 않다. 몇 십 년 전 인생 영화가 지금의 인생 영화인 이유도 그런 작품이 탄생하는 건 그저 그냥 나오기 때문이 아니다.
한영에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그래도 이 중 한 가지라도 되면 좋지 않을까? 그런데 최근 관람한 한국 영화는 이게 없었다. 왜 하나도 나오지 않는 걸까. 관객의 돈과 시간을 쓰게 홍보하려면 뭐라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 배우들의 얼굴이나 신파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대한 본인들의 만족도 이외에 더 많은 게 담겨야 하지 않을까.
최근 본 한국 영화 중에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로 영화화된 <댓글 부대>는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았다. 원작 소설이 이미 탄탄해서 중간이 됐을 수도. 말은 이리 쉽게 하지만, 쉬운 게 아님을 안다 왜 모르는가. 그럼에도 왜 이런 글을 쓸까. 답답해서. 왜 수많은 사람들이 붙고 많은 돈을 쓰고 관객에게 돈을 쓰게 하는데 이렇게까지 밖에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고 굳이 만드는 걸까에 대한 말도 하고 싶었다. 서두가 길었다.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수많은 사람들의 땀이 아깝다. 차라리 홍보를 할 때 영화 값싸게 나오면 좋겠다. 그럼 조금이라도 볼까?
작품성을 높이 올리려면 정말 스토리를 과감하게 삭제하거나 캐릭터 구축을 잘 해놓거나 그게 아니라면 영상미에 치중하면 좋겠다. 그도 아니면 정말 비급 영화로 만들면 이것도 아니라면 창작을 안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나쁜 영화는 그냥 안 만들어도 된다. 물론 좋은 영화만 만들어야 하는 법도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혹은 그런 것을 발판으로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뭐 그런 것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관객으로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한국 영화를 보고 올 때의 허망함을 쉽게 감출 수 있지 않다. 오히려 영화를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시간 아까웠다로 남았을 텐데 보고 와서 나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일반 관람객들은 어떤 걸 느낄까. 너무 속상하다. 한영 잘 됐으면 좋겠고 좋은 작품,나오면 좋겠다.
얼마 전에 정말 흥행에 대실패한 <외계인>도 나름 이렇게 끝나지 않아야 하는데, <킬링 로맨스>도 좋았는데.....댓글 부대도 이 정도는 아닌데..
관객에게 선택받지 못한 작품보다 애매한 스코어를 웃도는 작품이 오히려 더 별로인 상황은 무엇인가.
홍보도 영화랑 맞게 홍보하면 좋겠다. 흥행에 밀어부치려고 망붕으로 홍보해놓고 관람하니 이어지지 않는 서사나 연출과 스토리라인과 연기인 영화가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높아진 관객의 눈과 이전보다 높아진 인건비가 있으니 쉽사리 탄생되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그동안 버려진 시간과 버려진 돈은 누가 감당해야 되는 걸까. 이런 쓴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정말 뿌리 뽑아야 한다. 이상한 연출과 똑같은 연기와 똑같은 배우 그리고 구성과 비슷한 음악 어디서 볼법한 스토리 각각 따온 영화 는 지겹다.
유구하고 촌스러운 연출을 버리고 그렇다고 세련된 방식으로만 가져오라는 것도 아님. 담백해도 여전히 잘 만들 수도 있다. 스토리도 자신 없으며 시나리오 전문가에게 맡기면 될 것 같다. 하던 사람만 연기하고 하던 사람만 영화 찍는 거 문제 맞지않나?
전 세계 감독님들을 보면 지금 해외 영화산업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젊은 감독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두 감독 '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최근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하기로 한 공포영화 전문 '아리 애스터' 감독,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미야케 쇼', 미국 여성 감독 최초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이 된, 전 세계 흥행작 <바비>를 만든 '그레타 거윅' 등등
한국에 생각나는 젊은 감독들 있지만 비슷해지지 않는 연출을 하는 분? 물론 있겠지만 딱히 모르겠다. 좋은 감독이란 무엇일까? 선한 영향력 곧 좋은 메시지를 만드는 감독? 사회에 내던져질 피해가 어찌 됐든 투자자에게 수많은 돈을 안겨줄 수 있는, 천만 관객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일까. 모르겠다. 감독의 탓이라는 게 아니다. 한국 영화 왜 이렇게까지 온 건지 하나로 내릴만한 답이 없다. 이것저것 하나씩 문제이다. 개봉기대작 여전히 있지만 실소하지 않게되면 좋겠다. 관객은 더이상 참아주지 않는다. 이정도면 많이 참았다.
잘 되길 바라서 이 영화 저 영화 추천하고 싶은데 내 주변 사람들은 다 한국 영화 싫어한다. 좋은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은데 영화 별로라서 추천하기도 미안하고 그렇다고 망하면 안 되고 응당 소리 없는 아우성 가득한 현실이다. 현실은 이렇다. 그런데 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가. 영화를 좋아해서 일까. 다음 세대들이 그런 역할을 하려나. 영화에 진실된 사람들이 그런 작품 많이 만들게 되기를 아무튼 한국 영화가 이 세계에 선두 이끌길 바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자국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그래도 지금 상영하는 한영들아 힘내...
우리 한영 죽지않아 많이 사랑해줘요. 또 보러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