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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Feb 29. 2020

'내일'에 관해

Job 말고 Tomorrow 

작작 : 월간, 정기, 강제, 산출 프로젝트



2월 주제는 내일

내일이라는 주제를 듣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내일'을 어떻게 하면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았다 


사진으로 내일을 담을 수 있을까?

그렇게 내일을 찍어보려 했는데

결과는 담을 수 없었다


내일을 찍어보려 했는데.. 


23시 59분 59초까지는 오늘인데 

00시 00분 00초 가 되면 다시 그것은 내일이 아닌 오늘 이기 때문이다 


오늘 '생각' 하는 내일만 있을 뿐 

실제로 존재하는 내일은 오늘일 뿐이었다 


오늘 생각한 '내일'은

어제 생각한 '내일'대로 

오늘 내가 했을 때만 완성될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자연스럽게 과거를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 나는 어떤 내일을 생각했지?

그리고 오늘에 내일을 어떻게 만들어 냈지?

그렇게 하지 못한 내일은 뭐가 있었지?




0-19세 까지를 관통하는 시절에

나에게 '내일'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해 뜨면 맞이하는 그런 날이었고 

숙제를 하지 않으면 엄청 맞을걸 알면서도 하지 않는 그런 삶이었다


오늘이 중요하다기보다, 

미래를 생각하기 싫었달까 




그렇게 맞이한 20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때보다는 하고 나서의 결과를 조금 더 생각하기는 했지만,

재정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하고 싶은 것들을 했다. 


학교를 다니다 군대를 다녀오고, 

집을 나와 혼자 살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 들을 하고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하다 

창업을 하고 돈을 모아 

다시 학교를 가고

자전거와 보드 등의 취미생활도 열심히 했다 


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취업한 또래 애들과 다르게 

조금은 자유로웠다 


고시원 단칸방에서 당장 버스 탈돈이 없어

몇 시간을 걸어 다닐 때도 크게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내일은 어떻게 하지를 고민하지 않았었다 


내일의 문제보다 오늘의 문제가 중요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됐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현재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내일의 내가 잘되기 위한 것이었다



30대가 되던 해 결혼을 했다.

결혼할 때 역시 엄청 미래를 걱정하지는 않았다 


지금 나와 맘이 맞는 사람, 

이 사람이다 싶은 사람과 

지금 갖고 있는 것으로 행복하게 살자며 

그렇게 결혼을 했다


하지만, 다음 해 아이를 낳으면서 

20대의 자유로움에서 벗어나 책임과 관계라는 게 생겼다 


내일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게 된 시작점은

아이가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면서부터였다 


상세한 이야기를 하면 길어지니 여기에 담지는 않겠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의 걱정이 깊어지면서 회사에 들어갔고

회사의 조직개편으로 내가 들어갔던 롤이 없어지고

회사의 주력이 아닌 롤로 바뀌면서 

매달 들어가는 돈과 더불어 그 자리가 없어질까를 걱정하기 시작하면서 

내일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내일에 대한 걱정과

경제적인 걱정과 회사에서의 걱정까지 

오늘보다는 내일이 문제였다


사회에서 만나는 오늘은 

과거에 내일을 생각하며 차곡차곡 쌓아 놓지 않은 

어제의 결과물이었다 


삶에는 결과에 대한 원인이 있고 

원인에는 과거의 내 행동과 결정이 존재했다


그렇게 남과 벌어진 오늘을 비교하며

내일을 더 걱정하게 되었다



삶에는 관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내일에 대한 생각과 걱정과 염려가 

하루아침에 없어질 거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이 글을 쓰기 전인 어제 까지만 해도 

오늘이 이렇게 흘러갈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고 

어제 기대했던 내일보다 지금의 현재는 더디고 느리기 때문이다


어제의 내일이 기대보다 좋으려면

현재의 오늘을 기대보다 더 잘 살아야 한다 


어제의 내일이 지금의 현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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