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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Jan 15. 2020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스터디 노트 쓰기 지침.

스터디 노트 쓰기를 위한 템플릿을 배우기 전에 먼저 스터디 노트 쓰기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아름다움, 디자인, 재미 등 다양한 목적들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 잊지 말아야 할 목적 한 가지는 ‘효과적인 공부’다. 스터디 노트 쓰기의 구성 요소는 효과적인 공부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 재미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해도 만약 그것이 공부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면, 그리고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다면 스터디 노트 쓰기로서의 가치가 없다.


효과적인 공부를 위해서 스터디 노트 쓰기가 갖추어야 할 기본 지침은 무엇인가? 그동안 나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박사후 연수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스터디 노트를 써왔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스터디 노트에서 매우 중요한 네 가지 기본 지침을 공유하고자 한다.


날짜와 쪽수

날짜와 쪽수를 적는 것은 매우 사소해 보이지만, 노트 쓰기의 양이 많아질 경우 중요해진다. 보통 날짜는 종이의 맨 왼쪽 위에 또는 오른쪽 위에 적는데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다시 찾아볼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중간고사 시험 범위가 정해질 경우 당신은 그 날짜에 해당하는 스터디 노트만을 뽑아서 공부하면 될 것이다. 만약 스터디하는 장소와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 경우라면 날짜 밑에 장소와 선생님의 이름을 함께 적어도 좋다.


다음으로 쪽수는 종이의 맨 아랫단 중간 또는 오른쪽에 적는다. 쪽수는 당장에는 왜 적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노트를 완성한 다음 갈무리할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만약 당신이 한 권의 스터디 노트를 다 썼는데 이후에 다시 노트를 열어보지 않는다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노트 작성에 쓸모없이 낭비한 것이다. 또한 사람의 기억력은 점차 소멸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성한 노트 속에 무슨 내용이 들어 있는지도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십중팔구 결국엔 그 아까운 노트를 방치하거나 분실하게 된다. 개중에는 분실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현상을 없애기 위한 방법이 바로 쪽수를 적는 것이다. 나는 노트를 다 쓰고 나면 노트 커버 안쪽 빈 공간에 중요한 내용의 제목과 그 쪽수를 기록한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노트를 열어볼 때 안에 어떤 정보가 담겨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바로 그 쪽수에 가면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


제목을 꼭 적어라

노트 커버 안쪽에 노트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제목과 쪽수를 적어서 일목요연하게 표시하면 좋다. 제목은 자유로운 형식으로 적을 수 있다. 간단한 키워드나 구절로 적어도 되고, 문장 또는 질문의 형태도 괜찮다. 어떻게 제목을 만들면 좋을지는 스케치 노트 쓰기에서 배너 만드는 방법을 참조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핵심 내용을 파악하고 기록하라

스터디 노트 쓰기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에게서 들었던 모든 내용을 적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정말로 중요한 핵심 내용을 적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이렇게 말하면 간혹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수업 중에 핵심을 파악할 수 있나요?”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 수업 자료를 예습해라

예습의 목적은 내가 곧 배우게 될 내용의 핵심과 흐름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보통 핵심 내용은 “중요한 것은~”, “요약하자면~”, “따라서~”, “핵심은~”과 같은 표현과 함께 나온다. 예습을 통해서 핵심 내용을 파악하면 수업 중 그 내용이 등장할 때 효과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수업 중이나 후에 가르치는 사람과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정말로 중요한 것들만 노트에 기록할 수 있다. 예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 한 가지 이야기를 추가하자면, 나는 대학교 시절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다. 앞으로 참여하는 모든 수업과 세미나, 강연에서 최소한 질문 하나는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다짐 이후 정말로 많은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고 많은 것들을 배웠고 성장했다. 이것들이 자양분이 되어서 나는 첫 번째 책 《질문지능》을 쓰게 되었다. 수업, 세미나, 강연에는 많은 사람이 함께 참여한다. 따라서 아무 질문이나 해서는 안 되고, 나와 타인을 위해서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욕먹는다). 좋은 질문을 던지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 바로 예습이다. 예습을 통해 수업의 핵심을 파악하면 정말로 날카롭고 중요한 질문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러한 질문들은 수업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 정말로 궁금한 것, 더 알고 싶은 것을 적어라

다시 말하지만 들은 것을 모두 쓸 필요가 없다. 그것은 진짜 공부가 아니다. 그 내용들은 참고 서적에 이미 자세하게 다 적혀 있다. 스터디 노트 쓰기의 목적은 공부하기 위함이고 공부하는 것이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더 나아가서 공부는 궁금해하는 것을 이해하면서 얻게 된 개념들을 짜임새 있게 조직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알고 싶은 것을 노트에 써야 한다. 무엇을 모르고 무엇이 알고 싶은지 분명하게 파악했다면 공부의 반은 이미 끝난 것이다.


자신만의 언어로 요약하라

대학원 시절, 한 교수님이 수업 중 이렇게 질문했다. “다들 이해했죠?” 그러자 수업에 참여한 대학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님은 다시 질문했다. “그럼 설명해보세요.” 하지만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학생이 없었다. 내가 정말로 어떤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느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언어로 개념을 파악하고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이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노트에 적는 학생은 노트를 보지 않으면 그 개념을 친구에게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언어로 개념을 이해하고 요약한 학생은 노트를 덮어도 쉴 새 없이 이야기하고 가르쳐줄 수 있다. 또한 나중에도 노트를 보고 매우 신속하게 그 내용을 파악해낼 수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 (Richard Feynman, 1918~1988)은 노트에 자신의 언어로, 자신이 생각하고 이해한 방식으로 물리학 개념을 기술했다. 그는 연구에 있어서만 천재가 아니라 강의에 있어서도 천재였다. 파인만의 강의를 들으려고 저명한 대학에서 수많은 학생이 찾아올 정도였다. 파인만은 난해한 현대물리학의 개념을 일상 속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현상에서부터 차근차근 통찰력 있게 설명했다.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은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져 강의 시작부터 끝까지 몰입할 수 있었다. 


파인만은 어려서부터 많은 노트를 남긴 노트 쓰기의 달인이었다. 파인만의 노트를 보면 그가 가진 한 가지 습관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배운 개념을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 다시 서술하는 습관이었다. 어려서부터 자기만의 언어로 배운 것을 이해하려 한 파인만은 물리학자로서 물리학의 개념과 난제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결국 현대물리학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파인만은 “모든 복잡함은 단순함의 집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강의 노트에서 일상 속의 단순한 사례에 대한 기술에서 시작해 어떻게 복잡한 물리학 문제를 풀어나갔는지 그 놀라운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최고의 학생은 가르쳐준 자에게 뭔가를 깨닫게 해주는 학생이다. 
어빙 카플란스키, 수학자



아이작 유 작가 

<질문지능><노트지능><걱정마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저자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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