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노트 쓰기란 말 그대로 공부를 위한 노트 쓰기다. 대부분 수업이나 강의 때 노트를 쓰는데, 이것도 스터디 노트 쓰기에 포함된다. 지인들에게 스터디 노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을 때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상당수가 스터디 노트 쓰기를 매우 귀찮고 따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스터디 노트 쓰기가 왜 그들에게 재미없는 과정이 되어버렸는지 궁금했다. 그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학창시절, 마치 복사기가 된 것처럼 선생님이 말씀하신 모든 정보를 종이 위에 받아 적어야 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글씨는 영원히 남는다”는 신조를 가지고 최대한 모든 것을 노트에 적겠다는 생각과 태도는 스터디 노트 쓰기에 대한 가장 중대한 실수인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제2외국어 독일어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 딱 그랬다. 딱딱한 독일어 발음만큼이나 선생님의 수업 방식 또한 매우 경직되었다. 그는 학생들 모두가 자신이 가르친 독일어 단어와 문장을 전부 공책에 적어놓을 것을 강요했다. 별로 공부하고 싶지 않았던 과목인데 괴롭게 필기까지 해야 하니 독일어 수업은 매우 힘들었다.
배우는 그 모든 내용을 일일이 필기하는 전통적인 방식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스터디 노트 쓰기의 목적을 잃어버린다. 단순히 받아 적는 행위는 공부가 아니라 기록일 뿐이다. 참된 공부란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인식하고, 그것의 답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굳이 노트에 다 옮겨 적지 않아도 강의 자료나 참고 자료에 모든 내용 (어쩌면 더 많은 내용)이 적혀 있다. 나에게 필요한 중요한 것만을 기록하라.
둘째, 시간 낭비다. 수업에서 받아 적는 데 온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 정작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것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대부분의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친절하게 강의 자료를 충분히 제공해주고 있다. 모든 것을 기록하느라 힘을 낭비하지 말고 수업에 최대한 동참하려고 노력하라.
셋째, 가치 있는 것을 분별할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가장 큰 차이는 분별 능력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같은 내용을 공부하더라도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알고, 그것을 선택하여 공부한다. 공부를 효과적으로, 탁월하게 잘하고 싶다면 수업 중 듣게 되는 모든 내용을 기록하려고 하지 말고 핵심을 파악하여 노트에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 여성인권운동의 선각자인 아비게일 애덤스 (Abigail Adams 1744~1818)가 말한 대로, 공부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다해 갈구하고 부지런히 집중해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공부를 위한 노트인 스터디 노트를 쓰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수동적으로 그냥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신이 모르는 것, 알고자 하는 것을 깨닫는 그 과정을 적는 것이다.
공부란 열정을 다해서 갈구하고 부지런히 노력해서 얻어내는 것이다.
- 아비게일 애덤스
아이작 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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