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 연습

by 아이작 유

카이스트 박사 과정 때, 내 친구 R는 암 치료 나노 입자 약물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나는 R을 통해서 암 조직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원리를 배웠다. 그것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부실공사 원리였다. 암 조직은 다른 조직과 달리 엄청난 속도로 조직의 크기를 성장시켜나간다. 마치 건물을 매우 빠르게 건축하면 부실 공사의 흔적이 나타나듯, 암 조직 주변에는 일반 조직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균열의 흔적이 나타난다. 암 조직이 급성장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산소와 영양소가 필요한데 일반적인 혈관 구조로는 충분한 양의 산소와 영양소를 조달하기 어렵다. 따라서 암 조직은 엄청난 양의 성장 인자들을 분비하여 암 조직 주변으로 많은 수의 새로운 혈관들을 아주 빠른 속도로 만들기 시작하는데 그 결과 혈관 중간 중간에 수백 나노 미터에서 수 마이크로 미터에 이르는 균열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 형태로 약물을 만들게 되면, 약물이 암 조직 혈관의 틈에서 빠져나와 암 조직에 체류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우리 마음 속 욕심과 암 조직 사이에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욕심은 암조직과 같이 우리가 성장을 할 때, 가능하면 쉽고 빠르게 급성장 하기를 원한다. 암조직이 급성장할 때, 주변의 정상 조직들이 희생당하는 것과 주변의 혈관 구조에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무시되는 것처럼, 우리의 욕심은 우리의 욕심에 의해 발생하는 댓가와 욕심에 의해 초래되는 균열을 우리가 보지 못하게 하며 동시에 우리를 순간의 본능에만 충실하도록 만든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욕심이 지나칠 때 발생하는 댓가와 균열은 실로 우리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력을 끼칠 정도로 위험하다. 2007년 미국에서는 부동산을 통해 쉽고 빠르게 부자가 되려는 욕심이 전미 대륙을 강타했고, 리만 브라더스 파산과 더불어 미국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자 단순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위기를 발생시켰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2017년 우리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해 쉽고 빠르게 한탕하려는 욕심이 전국을 휩쓸었다. 끝없이 오를 것 같았던 비트코인 시세가 붕괴하면서 하루만에 수 조원 에서 수십 조원의 거액이 증발해버렸고 비트코인에 투자했던 아니 투기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그들의 가족들을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뜨렸다.


우리는 쉽고 빠르게 성공하고 성장하려는 욕심을 늘 경계해야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뭔가를 쉽고 빠르게 얻으려고 한다면, 그로 인해 우리가 치러야할 댓가와 우리 삶 속에 발생하는 균열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는 지혜가 있길 바란다. 만약 남들이 원하는 뭔가를 쉽고 빠르게 얻은 자가 당신의 주위에 있다면, 그 사람을 꼭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에는 그들이 멋져 보이지만, 그들의 인생 속에 나타나는 댓가와 균열을 모두 고려한다면 그들이 전혀 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쉽고 빠른 성공이 아니다. 그것은 한 걸음 한 걸음, 한 단계 한 단계, 우리가 노력하는 대로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가 꾸준히 성장하고 실력을 얻게 되면, 우리가 흔히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뒤따르도록 설계되어 있다.



아이작 유 작가

<질문지능><노트지능><걱정마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저자


오.괜.사.연. (오늘을 괜찮게 사는 연습들) 출간 문의는 writetoisaacyou@gmail.com 으로 메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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