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창업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창업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성격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범생형’이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라면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자신이 있다. 노예처럼 일하라고 해도, 기꺼이 하겠다.”
그 정도로 충성심과 체력을 불태울 각오가 돼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나의 충성을 원하지 않았다.
내가 몸담고 있던 매체는 어느 날 갑자기 인수되었고,
그 순간 나는 졸지에 ‘갈 곳 없는 사람’이 되었다.
원치 않는 창업의 세계
나는 스스로를 ‘창업자’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사실은 창업의 세계로 떠밀린 난민에 가깝다.
주변에서는 말했다.
“좋잖아, 이제 네 이름으로 네가 하고 싶은 일 하면 되지!”
하지만 나는 자유보다 ‘안정’을 원했다.
내 이름보다 회사 명함 속 직책이 더 편안했다.
그러니 지금 내가 겪는 창업의 하루하루는
새로운 도전을 한다기보다, 갑자기 바다에 던져져 발버둥 치는 기분에 가깝다.
혼란은 선택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사업자 등록증을 받아 들었을 때도, 가슴 벅찬 감정보다는 쓸쓸함이 더 앞섰다.
‘이게 내가 원한 길이 맞나?’
하지만 선택권은 없었다.
정보의 홍수, 조언의 폭탄, 불확실한 미래.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혼란조차도 이제는 내 일상이고,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억지로 떠밀린 길 위에서
나는 지금도 가끔 꿈꾼다.
회사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조직 안에서 허리가 휘도록 일하는 나를.
그리고 ‘차라리 그게 더 편했을지도 몰라’라고 중얼거린다.
하지만 눈을 떠보면, 나는 여전히 창업자의 길 위에 서 있다.
원해서가 아니라, 허락되지 않아서.
그래도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다.
길이든, 미로든, 여기서 살아남아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