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대로변을 운전하던 중 갑자기 골목길에서 튀어나오는 차에 차 우측 옆구리를 들이 받혔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렇듯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는 지뢰밭을 걷고 있는 것과 같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불행이 밤손님처럼 찾아오거나, 우연히 산 복권이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이 문 앞에서 기다리기도 한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영역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로 구분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움직이는 음양의 기세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을 흔들어 놓거나 변화시킨다. 보이는 위험은 피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의 위험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사주명국에서 벌어지는 천간과 지지의 합충(合沖)은 사주 여덟 글자와 운에서 들어오는 간지를 흔들어 놓거나 서로 묶어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리의 삶을 뒤흔들어 놓는 충이나 생동감이 있게 활성화된 기운을 꼼짝 못하게 묶어버리는 합(또는 불안정한 기운을 합으로 묶어 안정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합과 충은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우리를 흔들어 놓거나 변화시키는 기운이라 할 수 있다.
사주명국의 합충은 평생에 걸친 내재적 변화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지지의 합충은 천간의 기운을 강화하거나 쇠하게 하거나 변화시킨다. 지지충은 지지합을 깨기도 하고 묶여있는 것을 풀어주기도 한다. 류운이 들어오면서 잠자고 있는 명국을 깨워 합(合)하거나 충(沖)함으로써 사주에 안정과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음양과 오행에 의하여 펼쳐진 사주명국의 천간 지지 여덟 글자는 합과 충을 통해 안정이나 활력을 얻는다.
https://www.ala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SearchTarget=All&SearchWord=%EB%B0%95%EA%B7%9C%EC%84%A0 이산 박규선 저서 목록
1. 천간합(天干合)
천간합은 천간 오운도(五運圖)에서 비롯된다. 오운(五運)은 천도를 운행하는 오행이 인체 내에서 작용하면서 새롭게 생성하는 오행의 기운이다(황제내경). 오행은 수(水)에서 시작하고, 만물은 토(土)로부터 생하며, 水火木金 또한 土를 바탕으로 시작하니 오운의 시작은 土가 된다.
오행은 목기(木氣)가 주체가 되는 자연법칙이며, 오운은 토기(土氣)가 주체가 되어 갑기토운(甲己土運)을 머리로 삼아 [土-金-水-木-火]로 상생(相生) 순환하는 원리이다. 천간 甲木이 여섯 번째 천간인 己土와 합을 하여 戊土 오행으로 바뀌게 된다.
오운도
천간의 음양지합(陰陽之合)
양간이 음간과 합할 때는 정재와 합하는 것이 되고, 음간이 양간과 합할 때는 정관과 합하는 것이 된다. 예를 들어 甲과 己가 합하는 경우 甲의 입장에서는 己는 正財가 되고, 己의 입장에서는 甲은 正官이 된다. 남자가 官이 되면 여자는 財가 되고, 양과 음의 완벽한 결합체가 된다. 천간지합(天干之合)은 남녀, 음양의 결합을 의미한다. 부부, 남녀의 애정관계를 의미한다. 천간합은 정관(남편)과 정재(처)의 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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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간충(天干沖)
천간 충은 서로 상반되는 오행의 기운끼리의 부딪히는 것을 말한다.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 충돌한다. 생장하는 木氣(甲乙)와 수렴하는 金氣(庚辛)가 서로 대립하고 충돌한다(金木相沖). 분열 확산하는 火氣(丙丁)와 응축 저장하는 水氣(壬癸)가 서로 대립하고 충돌한다(水火相沖). 충은 음양이 조화되지 않고 서로 대립하여 기질이 상충되는 오행끼리 정면으로 충돌함으로써 변화를 일으킨다. 합은 음과 양이 합하여 만물을 낳는 부부의 도를 상징하나, 충은 편음(偏陰) 편양(偏陽)이 만나 음양의 부조화를 이루니 상극보다 더 큰 기세의 변화를 일으킨다.
천간은 동적인 기운이므로 충(沖)하면 강하게 요동치면서 운동에너지가 활성화된다. 충(沖)하면 갑자기 움직이게 되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충격, 불화, 분리, 이동, 발동, 촉발, 혁신, 창조, 전화회복 등 적극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인사적으로 보면 이사, 이직, 여행, 유학, 사업확장 또는 축소, 주거변동, 이민, 별거, 이혼 등 상황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다. 지지에 통근하거나 지장간에 뿌리가 있으면 천간충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충(沖)은 충(沖)으로 요동치는 기운을 충(沖)하여 기운을 잠재우기도 한다. 또한 잠자고 있는 기운은 일깨워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이를 받아드려 활력을 얻게 되면 좋은 기운으로 작용이 되고, 활성화된 기운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그 기세를 올라타지 못하면 흉이 될 수 있다. 파도가 출렁일 때 서핑을 즐기듯 타이밍을 제대로 맞춘다면 큰 성공을 이룰 수도 있지
만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파도에 묻히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합(合)은 안정성을 추구하지만, 충(沖)은 역동적인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므로 옛 농경사회에서는 합이 길하지만, 변화가 심한 현대사회에서는 오히려 충이 역동적인 삶을 가져오게 하는 역할을 한다. 안정적이지만 변화 없는 지루한 삶이 반드시 행복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듯, 역동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변화 있는 삶이 항상 불안한 것만은 아니다. 합(合)도 사주명국의 작용에 따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으로 나타나듯이, 충(沖)도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戊己는 방위상 중앙(土)에 위치하여 상호대립이 없고, 또 모든 오행을 품는 중화적 기운이므로 충이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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