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은 천기로서 순수 오행이고 지지는 조후로서 천기를 품은 오행기운입니다. 지지가 품은천기는 천간오행이 하늘을 유행하다 땅에 내려와 작용하는 기운을 의미하며, 지장간이라는 명칭을 별도로 가지고 있습니다.
음양이 우주를 창조하는 동력원이라면, 오행은 우주만물을 낳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만물을 창조하는 오행은 지구에서는 천간으로 문자화됩니다. 천간은 만물을 창조하는 장치로서 지구 만물을 구성하는기본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창조기운인 천간오행이 하늘을 유행하다 땅 속으로 들어와 만물을 낳는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장간, 즉 땅 속에 내장되어 활동하는 천간입니다.
지장간(地藏干)이란 땅 속에 들어가 만물에 영향을 끼치는 하늘의 기운 천간으로서 사시의 변화에 직접 관여하며 사계절의 흐름을 주도합니다. 천간天干은 지지地支의 장간藏干으로서 지지의 성질을 규정짓게 됩니다.
사계절의 순환을 원리적으로 해석한 지장간은 인문적으로표현한 사주 명리학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장간은 사시순환의 이치를 자연과학이 아닌 인문적으로 세밀하고 아름답게 논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음미하면할수록 자연의 흐름은 정교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지지는 각각의 계절에 고정되어 있는 환경적인 기운이며, 지장간은 지지가 포태하여 품고 있는 천간오행입니다. 그러므로 지장간은 우주를 유행하는 천간오행과 달리 각각의 지지궁에 한정된 기운으로서 자신을 품고 있는 지지의 짝인 좌상 천간과 투간透干 작용을 통해 자신의 기세와 뜻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일간은 사주명국의 주인으로서 각각의 지지와 작용하면서 지지가 품고 있는 지장간과도 상호 작용을 통해 인사적 길흉득실을표현합니다.
지장간의 원리
지장간은 지지地支 속에 잉태되어 숨겨진 하늘의 기운(天干)입니다. 天이 아버지라면, 地는 어머니이니, 지장간은 천지가 포태한 人(만물)이 됩니다. 어머니인 지기地氣(한난조습)는 천기天氣(오행)를 포태하여 만물(人)을 생장염장의 이치로 순환시킵니다. 천지가 지구의 공전에 의한 사시의 변화에 따라 서로 교합작용하며 만물(人)을 순환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지지는 순환과 변화를 의미하는 시간의 흐름을 나타냅니다. 천간은 동적인 성질로 유행(流行)하지만 지지는 12개로 구분되어 고정되어 있는 계절의 환경적인 기운입니다. 그래서 하늘을 자유롭게 유행하는 천간오행의 방문은 12개월로 나뉘어 고정되어 있는 지지에게는 반가운 일이죠.
지장간은 계절적인 환경이 만들어내는 지지 궁에 입주한 식구로서 천간에 투출하면 그 쓰임이 강화됩니다. 즉, 지장간은 땅 속에 잠겨있다가 천간 또는 류운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투출함으로써 본연의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장간은 일간 명주가 품고 있는 잠재력, 또는 가능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 지지 속에 포태되어 있는 천간(지장간)은 3가지로 분류된다.
지지가 품고 있는 지장간은 보통 2개에서 3개의 천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신사해寅申巳亥, 진술축미辰戌丑未는 3개의 천간으로 구성되어 있죠. 자(오)묘유子午卯酉는 2개의 천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화午火는 기토己土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주명국
여기(餘氣) -이전 계절의 남은 기운
중기(中氣) -다음 계절의 기운을 잉태
정기(正氣) -당해 계절을 시작하는 기운
지지는 지구라는 땅에 숨어서 천간오행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는지장간에 의해 성질이 정해집니다. 인寅을 예로 들면 기토己土는 여기, 병화丙火는 중기, 갑목甲木은 정기가 됩니다. 정기가 바로 인寅의 오행적 특징을 규정하는 당령으로서, 인寅을 인목寅木이라 규정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지지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는봄을 여는 인목寅木과 가을을 여는 신금申金의 여기를무토戊土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본서에서는 기토己土로 정의합니다. 왜냐하면 축토丑土의 정기는 기토己土, 미토未土의 정기도 기토己土로서 다음 계절의 여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치를 무시하고 만물을 여는 것을 양陽이라고 보는 관점은 양본위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구역인 문왕팔괘도에서 볼 때 만물의 시작은 양기陽氣를 저장하고 하고 있는 감수坎水(☵)입니다. 지지로 보면 만물의 시작은 수리적으로 자수子水가 1번이 됩니다.
만물은 양기를 품고 있는 감수坎水(☵)에서 시작됩니다. 종시終始를 담당하는 간토艮土(☶)가 감수坎水(☵)를 극함으로써 생명(☳)이 깨어나는 것이죠. 감수(☵)는 괘상으로 보면 양에 속하지만 성질로는 음으로 작용합니다. 만물을 낳는 것은 음이지만 생장수장生長收藏의 이치로써 생로병사를 순환시키는 것은 양이라 할 수 있죠. 진화론적으로 보면 장기간 수컷이 없는 곳에서는 암컷이 내부적으로 암수동체로 진화하여 종족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