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을 죽인 사람은 누구인가?
올해 처음 본 드라마 중 하나인 <비밀의 비밀>. 남편이 살해되면서 시작되는 이 드라마는 얼마 뒤, 집에 둔 보안카메라에 남편의 모습이 찍히면서 굉장히 미심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스포 약간 있음)
남편은 정말 살아 있는 걸까? 그렇다면 남편을 죽인 범인은 누굴까? 게다가 재벌급인 시댁의 이상한 행태, 남편이 죽기 몇 달 전에 살해된 친언니의 범인은? 그리고 언제나 희생자이면서 정의로울 것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전쟁 중에 일으킨 사건(주인공은 헬기 조종을 하는 여군 대위였지만 민간인을 희생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까지 드라마는 계속해서 떡밥을 던진다. 게다가 이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도 이상하다. 갑자기 기절을 하는가 하면, 주인공 시댁 소유의 회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도 있다.
8개의 에피소드 중 거의 5, 6편까지도 떡밥의 향연은 계속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급하게 떡밥을 회수하면서 조금은 경착륙으로 끝난다. 하지만 재밌다. 계속해서 실마리가 쌓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한 눈을 팔 수가 없다. 게다가 넷플릭스 드라마니까, 추운 겨울날 소파에 누워 귤을 까먹으며 즐겁게 볼 수 있다. (넷플릭스만 가입했다면 공짜니까요.)
그렇다면 주인공의 남편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이 드라마는 그 범인을 찾는 이야기지만, 마지막에 이르면 그 범인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더 큰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1년 전에 이맘 때도 <우먼 오브 더 데드>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남편을 죽인 자들에게 복수하는 아내의 이야기였다. <비밀의 비밀>과 로그라인은 비슷하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우먼 오브 더 데드>가 액션을 동반한 복수극이라면, <비밀의 비밀>은 미스터리물에 가깝다. 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시댁이 문제다. 후후. 며느리와 시댁 간의 문제는 어디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비밀의 비밀>을 재밌게 봤다면, <우먼 오브 더 데드>를 보고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