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특별판

우리들의 화양연화

by 솔라리스의 바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화양연화> 특별판을 봤다. 처음 개봉 당시에는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스크린으로는 처음 봤다. 내용은 잘 알고 있기에, 스크린에 펼쳐진 장만옥의 모습과 그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뒷모습을 봤다. 그리고 극장 사운드로 영화음악을 감상했다. 그런 게 좋았다. 배우들의 마음은 어떨까? 25년 전에 출연한 영화가 다시 개봉했고 25년 전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보면, 여러 감정이 생길 것 같다.


이 영화가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을 때, 나는 무슨무슨 프로젝트의 아르바이트생이었고 그래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영화제 기간 내내 남포동에는 사람이 많았다. 근데 갑자기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그 끝에 양조위와 장만옥이 서 있는 걸 봤다. 좁은 골목, 수많은 사람들, 그 한가운데의 두 배우. 그들의 얼굴에서 정말 광채가 나는 것만 같았다.


이번에 <화양연화>를 보면서 다시 양조위와 장만옥을 생각했다. (지금도 훌륭한 배우지만) 자신의 전성기의 모습을 멋진 영화에 담을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 생각한다. 배우들에게는 최전성기였다. (작품적으로든 생물학적으로든 간에 말이다) 영화제 기간에 알게 된 사람들-주로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었다-과 광안리에 가서 회를 먹고 소주를 마셨다. 노래방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델리 스파이스의 '차우차우'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했다. 뭘 해도 즐거웠고 누구와도 인연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나의 화양연화이기도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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