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계줄을 만들고 나서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한 첫 번째 걸음
시계줄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소 삐뚤빼뚤하고 마감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어려운 부분은 품질을 올리는 부분이다.
내 손으로 직접 시계줄을 만들기 전까지는 조금 쉽게 생각했었다. 가죽 잘라서 양면으로 붙이고, 바느질을 한 다음에 엣지처리를 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 싶었다. 막상 내 손에 도구들을 쥐고 나니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뭘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지.
첫 번째로 느낀 것은 가죽을 재단할 때 쓰일 도구의 중요함이었다. 날이 예리하고 흔들림이 없는 칼, 튼튼한 자,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매트 등이 필요하다. 이런 재단 도구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는 상태에서 재단한 가죽은 미세하게 밀림이 발생해서 결과물이 삐뚤어지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로 느낀 것은 피할기의 필요성이었다. 가죽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 완성품의 면이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해진다. 전혀 고급스럽지 않고 무슨 제작 실패한 것을 가져온 것처럼 조잡하기 그지없다.
세 번째로 느낀 부분은 바느질의 중요함이다. 치즐이나 바늘, 실도 좋은 것을 써야 균일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며 내구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한 땀 한 땀 바느질의 방법과 힘의 균일함도 퀄리티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 외 부분들에서도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본딩 할 때 압착을 잘한다거나 표면처리를 고르게 한다거나 엣지 코트를 정확히 바른다거나 등등. 이런 것들을 하나씩 더 신경 쓸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