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가 그랬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지난 연말,
대청소를 하며 내 골머리를 썩인 주범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책.
누가 그랬던가. 책은 읽는 맛보다, 사는 맛이라고.
한국에선 그렇게 일본 서적들을 사다 모으더니, 일본에 오니 한국의 책들을 그렇게 사다 나르게 되는 인간의 심리란, 역시 인간이란 동물은 결핍에 대한 무한 욕구가 있는 듯하다.
그리하여, 이 책책책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 그러기엔 내 새끼들이 너무 불쌍하다.
아... 일본에서 한국 책을 팔아서 한 푼이라도 받아본 경험이 있는가.
고작 북오프에서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데 가져가실래요? 처분하실래요?"라는 직원의 음흉한 미소와 마주할 뿐이다. (해외 생활하시는 많은 분들의 고충이 여기가 있다고 본다)
아... 그러기엔 내가 너무 책을 더럽게 보았다.
아니, 더럽게 본 것 자체라기보다는 책을 읽을 때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 않고 적어간 궁상맞은 나의 감성들을 누군가가 읽는다면... 생각만 해도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이걸 지우개로 빡빡 지울 수도 없는 노릇.
그런 이유로 결국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상자에 담아 다락방에 보관... 하려고 올라가 보니 이미 전에 같은 이유로 다락박 행을 당한 박스 1과 박스 2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히이익.
그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내 새끼들에게 이런 만행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책 읽기(라고 쓰고 책 모으기, 책 쟁여놓기라고 읽는다)를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 고심 끝에 결심했다
사실 일본에 있으면서 진작 그렇게 했어야 했다. 세상에 누가 바다 건너 있으면서 이렇게 모국어 책을 미련하게 사다 모으는가... (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런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독서량으로... 히이익). 3년 전쯤에도 같은 생각으로 전자책 어플을 다운로드받아 체험판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종이책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 매력적이어서 돌아보지도 않고 어플을 삭제했었다.
그.런.데
시대는 변화하고, 요구는 많아지고, 게다가...
책을 월정액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고 하니... (나는 인문학과 철학을 사랑하지만 이 세계의 과학 기술을 담당하는 모든 분들을 존경해 마지않는다. 그들이 없으면 이런 서비스를 받아보지도 못할 것) 전자책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자, 본격적으로 고민에 돌입해 보자. (1인 2역 주의)
이왕 이렇게 된 거, 핸드폰이 아니라 전자책 리더기를 구입하면 어떨까.
흐음... 14만 원 정도면 살 수 있겠군... 이 정도면 감당할 수 있겠는데?
오호라... 전자책 리더기를 살 바엔 저렴한 태블릿을 사는 게 여러모로 쓸모 있겠는데?
아니야... 저렴한 태블릿은 디자인이 별로군. 역시 뽀대 나는 건 아이패드 아닐까?
뻔한 결과지만, 이런 이유로 본체 5만 엔, 애플케어 1만 엔, 시력 보호 필름 2700엔, 케이스 3000엔... 어림잡아 6만 5천 엔이라는 엄청난 지출로 iPad mini 4가 내 손안에 들어왔다. 가족 통장에서 1만 5천 엔을 지원해 주고 나머지는 꼼쳐두었던 나의 피.같.은 비상금으로 말이다. 오늘부로 이미 명명백백했던 그 사실은 굳이 내 입으로 고백한다. 그래 나는 호구다. 호구가 맞다.
밀리의 서재 월정액 서비스 신청, 밀리에 없는 신간 도서들은 리디북스에서 결제 (체험판으로 여기저기 비교해보니 줄 긋기, 메모, 시오리 기능이 나의 독서 스타일과 가장 비슷했다! 만족!)... 합쳐보니 결코 합리적인 결정은 아니었다는 객관적 사실이 덮쳐왔다. 히이익.
종이책은 지금까지 쌓은 포인트와 회원 등급이 있으니 앞으로도 주-욱 교보문고에서 사기로 하고...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이제 와서 합리적으로 생각해 봤자 소용없어 이 호구야'라고 하는 것만 같지만 그건 무시하기로 했다.
뭐,
어차피 인생은 한 방.
충동에 살고 충동에 만족하는 법.
브런치에서 [밀리의 서재]를 검색하니, 실로 많은 분들이 밀리의 서재의 제공 서비스와 사용 방법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적어주셨다. (역시나 감사한 분들이다)
밀리의 서재 서비스를 더 알고 싶은 분들은 꼭 참고해 보시길.
덧1
다행히도 전자책이 쭉쭉 읽힌다.
하루에 3권까지도 진도가 나가니 가히 혁신적이라 할 수 있음.
덧2
그동안 사 두었던 읽지 않은 종이 책들도 더 애정을 갖고 읽게 되었다.
덧3
... 다락방 박스 3형제는 행방은... 아직 미정. (미안하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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