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 하는 생각은 아닙니다. 아주 오랫동안 매년 해왔던 생각입니다. 단지 하루가 지날 뿐인데 모든 것이 새롭게 탈바꿈하는 듯한 이 날은 저에게 기대와 설렘보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날입니다.
그렇기에 항상 특별한 기쁨을 바라기보다 어떠한 슬픔도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 어쩌면 더 큰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다 보니 누군가에게 복 많이 받으라 말하는 자신이 자조적으로 보일 때도 있어 새해 인사를 쉽사리 못하는 편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정작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돌보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어떤 시집의 발문에는 돌보는 사람은 조금 미리 사는 사람이라 쓰여 있더군요. 상대방의 미래를 내가 먼저 한 번 살고 그것을 당신과 함께 한 번 더 사는 일, 돌본다는 것은 미리 살피고 기다리며 당신의 미래를 위해 무언가 해보려는 일입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 곁에 누군가 조용히 당신을 돌보는 사람이 있으니 걱정 말고 지금의 아름다운 순간을 온전히 마음에 담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당신만큼은.
마지막으로 아무런 욕심이 없는 저에게 작은 기대가 있다면 서로의 미래에 잠시 머무르다 돌아가는 일이 모두에게 많아졌으면 합니다. 모른 척하고 모른 척해주면서.
20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