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쉼표 앞에서 멍한 상태로 오래 머문다.
무언가 글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 작은 곡선 하나가
내 마음을 붙잡아둔다.
조금만 더 숨을 고르자, 아직 끝낼 수는 없다
쉼표는 그렇게 나를 유예 속에 살게 한다.
마침표는 정직하다.
여기까지라고, 더는 이어질 수 없다고, 단호히 찍어낸다.
때로는 그 단호함이 두렵고, 때로는 그 깔끔함이 위로가 된다.
삶은 쉼표와 마침표 사이에서 흔들린다.
도망치듯 쉼표를 늘어뜨리기도 하고
용기 내어 마침표를 찍어내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시간은 계속된다.
다음 줄은 또 새로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