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호비, 뽀롱뽀롱 뽀로로

아이들과 함께 자라는 캐릭터

by 이슬노트

주말 오후. 어질러진 집을 청소할 시간.

"청. 소. 하. 자.♪ 청~소. 하자.♬ "

호비의 청소하자 노래를 틀어놓고 아이들과 함께 청소를 하기로 한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큰 아이는 빗자루를 들고, 작은 아이는 걸레를 든다.

쓸고 닦는 흉내를 내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웃음부터 나온다.


아이들 어렸을 때 구독했던 아이챌린지.

호비 인형과 매달 오는 책과 학습지(너무 어린아이들이 타깃이라 학습지랄 것도 없다. 그냥 낙서용 정도) 그리고 장난감. DVD.

호비 영상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호비의 마법이라고나 할까.

영상을 한번 접하고 나면, 양치하기, 청소하기 등 생활습관이 곧잘 만들어지곤 했다.


호비 장난감은 소꿉놀이, 한글공부, 병원놀이 등 다양하게 그 달 주제에 맞게 왔다. 따로 장난감을 사 줄 필요 없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이가 이것저것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잘 구독했다고 느꼈던 학습지였다.

첫째는 내가 서울로 데려온 13개월 무렵부터 약 2년간 구독했고, 그 장난감과 영상들을 그대로 둘째도 활용했다. 그 장난감들을 우리 아이들은 꽤나 컸을 때까지도 가지고 놀았다.

주방놀이 중 소리가 나는 연두색 프라이팬과 호비자동차는 조카에게까지 물려주었고,

병원놀이 장난감을 불과 몇 년 전에 처분했으니 10년도 넘게 가지고 있었던 듯싶다.


호비 이후에 아이들은 뽀로로를 좋아했다.

뽀로로는 정말 대단한 캐릭터였던 것 같다.

뽀로로와 친구들 중 한 두 개 정도의 캐릭터 인형이 없는 집이 없었다.

첫째는 루피를 좋아했고, 둘째는 에디를 좋아했다. 그래서 우리 집엔 루비와 에디가 있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다른만큼 아이 둘의 성향도 몹시 달랐다.


둘째를 임신하고, 입덧이 너무 심해서 첫째 아이를 광주 친정에 잠깐 맡겨두기로 했었다.

당시 광주에서 뽀로로 공연을 하고 있을 때라 아이를 데리고 공연을 보러 갔다.

첫째는 너무 즐겁고 신나게 뽀로로 공연을 봤고,

공연이 끝나자 뽀로로와 친구들이 잠깐 내려와 가까이 있는 아이들과 인사를 해주었다. 아이는 뽀로로가 들어가는 게 너무나 아쉬운 나머지 뽀로로를 목놓아 부르며, 그 자리를 뜨지 못했다.

모두가 공연장을 빠져나간 그 자리에 아이의 외침만 남아있었다.

"뽀오로로오오오오~~~, 뽀로로로 오오~~"

뽀로로를 부르는 그 울부짖음에 어쩔 수 없이 공연장 뒤로 가서 스태프들을 만났다.

"아이가 너무 울어서 그러는데 한 번만 만나 주실 수 있을까요??"

아이의 울음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겨우 인형탈에서 벗어난 연기자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는다.

"다시 써야겠네."

벗었던 인형탈을 다시 쓴 뽀로로가 아이와 만났다.

그제야 웃는 아이.


이날의 이야기는 두고두고 우리 가족의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되었다.

그때 다시 나와준 뽀로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그 이후로 아이들이 커갈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아이들과 함께 했다.

시크릿쥬쥬, 유후와 친구들, 카봇, 또봇, 아이엠스타, 캐리언니...

영상을 많이 보여주는 게 좋지 않다고는 했지만, 바쁜 시간 속 아이들과 매번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순간에 영상 속 캐릭터들은 아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었고, 엄마인 나는 잠깐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정해진 시간에만 만화를 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봤던 재미있었던 만화는 시간이 오래 흘러도 기억에 남아있다.

꼬마자동차 붕붕, 호호아줌마, 바람돌이, 스머프, 아기공룡 둘리, 달려라 하니 등등.

만화 주제곡까지 기억이 난다.


우리 아이들도... 이제 추억 속에 있을 캐릭터 친구들 오래도록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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