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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04. 2024

흙이 그립네요.

그림일기(2024.04.21. 일)


집 앞 화단을 바라보니

제비꽃이 밭을 이뤘습니다.

제비꽃이 비어진 그 자리에

지렁이가 지나간 자국이 보입니다.


'흙을 밟고 싶다'


문득 내가 지금 밟고 서있는

땅을 바라봤습니다.

고개를 들어 아늑한 하게

연결된 그 길을 바라봅니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곳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시골마을이었습니다.


읍네로 나가는 길도

이집저집을 잇는 길도

들로 산으로 나가는 길도

온통 흙바닥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흙으로 된 길은 움푹 파이고

곳곳에 물웅덩이를 만들었죠.

그곳에서 우린 신나게

흙을 밟으며 놀았습니다.


읍네로 나가기 위해

버스를 타면

울퉁불퉁, 굽이굽이

꼬인 흙자갈길은

어떤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스릴 넘쳤어요.


오늘따라

밟고 싶으면 언제든 밟을 수 있고

만지고 싶으면 언제든 만질 수 있었던

그 시절 그 흙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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