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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04. 2024

<다 똑같이 살 수 없잖아>

독서일기(2024.08.26. 월)

  

안녕하세요.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아녜스가 논술학원에서 김예지 작가님의 <저 청소일 하는데요?>를 빌려온 적 있어요. 당시 나의 상황과 찰떡같이 맞물리는 책 내용 덕분에 의도하지 않은 위로를 받아 무척 감동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 저번에 빌려온 책 있잖아. <저 청소일 하는데요?>. 이거 작가님이 또 다른 책 냈데. 엄마 알았어? 오늘 논술선생님이 말해줘서 나 빌려왔는데 읽어볼래?'


https://brunch.co.kr/@islefree/743


아녜스가 크고 나니 이런 맛이 있어요. 책을 읽다가 서로에게 추천해 주는 맛. ㅎㅎㅎ 아녜스가 먼저 읽고 넘겨준 책을 받아 읽었습니다. 사춘기 부모와 자녀에 대한 책은 많은데 30대 자녀와 엄마이야기는 많이 보지 못했어요. 아니 어딘가에 있을 텐데 사춘기 자녀를 키우고 있어서 성인자녀와 부모의 이야기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 봅니다. 김예지 작가님이 새로 낸 책에는 '엄마'가 메인 메뉴처럼 등장합니다. 첫 번째 책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삶을 조명한 것이었다면 이 책은 자기 삶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많은 영향을 미친 엄마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64p 엄마와 내가 이렇게 돈독한 건 운 좋게도 우리의 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이 관계가 노력으로 이루어진 산물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운이 아닌 노력의 성취였다고?


난 요셉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만하면 우리 가족도 평범하게 잘 살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나만 노력하는 것 같아도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지금의 나와 가족들이 있다는 것. 단순히 운이 좋아서 요셉과 아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147p 주변 사람들은 내가 담배를 피우고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는 것을 알지만 엄마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오히려 엄마가 걱정을 하더라도 이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것이 생겼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사회적으로 성인이 되면 마땅히 할 수 있는 수많은 행위.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그럼에도 내가 직접 체득하고 경험하며 즐기기도 그만두기도 할 수 있다는 엄마와 같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중에 나중에 말이에요. 우리 아녜스, 테레사가 자라서 성인으로 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있을 때 그 아이들을 한 사람의 성인으로 바라보고 존중할 수 있는 '어른'이고 싶어요. 그리고 나중에 나중에 말이에요. 저도 김예지 작가님처럼 아이들과 이런 인터뷰를 해보고 싶어요.


상담을 하다 보면 필요에 따라 상담자 자신의 경험을 개방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 경험개방은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써 내담자의 현재 문제와 유사한 경험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담사의 자기 개방은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생각이나 감정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무엇보다도 내담자는 상담사의 경험을 듣고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난 일어날 수는 보편적인 일임을 알아차리기도 하고 그 보편성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함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책에는 작가의 삶이 녹아져 있습니다. 상담사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듯 작가님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 자신의 삶을 글로 엮어서 독자들에게 선보이려면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독자는 작가가 써 내려간 삶의 일부분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비춰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기 삶의 보편성과 함께 독특성을 발견하고 위로와 치유를 경험하게 됩니다.


김예지 작가님이 내주신 용기 덕분에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제 삶을 조망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 감사랑합니다 ^^


두서없이 제 생각에 취해 글을 썼어요. 글을 다 쓰고 나니 난 무엇 때문에, 뭘 원해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는 걸까? 하는 고민이 생기네요. 좋으니까요. 좋은 건 남들과 나누고 싶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각자가 겪고 있을 삶의 고단함을 덜어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앞으로도 계속 독서기록 남겨볼게요. 반드시 누군가 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제1수혜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건 안 비밀입니다.ㅎㅎㅎ)




다 똑같이 살   순 없잖아/김가지/김예지/DARK/그림/사진 에세이/238p



64p 엄마와 내가 이렇게 돈독한 건 운 좋게도 우리의 합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처음으로 이 관계가 노력으로 이루어진 산물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운이 아닌 노력의 성취였다고?


65p '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참았다 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난 참 분석적인 사람. 분석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지 말고, 칭찬하는 사람이 되자)


75p 생각해 보면 '소중하다고 깨닫게 되는 것들'은 언제나 곁에서 조용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사람도 물건도 경험도 모두 말이다.


138p 우리는 각자 서로의 목숨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서로의 존재 자체로 살 가치가 충분하다.


147p 주변 사람들은 내가 담배를 피우고 남자친구와 여행을 가는 것을 알지만 엄마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오히려 엄마가 걱정을 하더라도 이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것이 생겼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사회적으로 성인이 되면 마땅히 할 수 있는 수많은 행위.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그럼에도 내가 직접 체득하고 경험하며 즐기기도 그만두기도 할 수 있다는 엄마와 같은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말이다.(아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바라보는 눈)


201p 싫어하는 것을 서로 잘 알기에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관계 역시 큰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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