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브랜드 디자인의 균형 그 빛과 어두움
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 사태가 전국을 뒤흔들던 시기, 서울은 ‘디자인 서울’과 ‘디자인 코리아’를 내세웠다. 세련된 도시, 선진국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그 화려한 외피 뒤에는 해고와 불안이 자리했다.
디자인은 라틴어 designare에서 왔다. 선을 긋고, 형태를 빚어,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뜻이다. 본래는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다듬고, 동시에 독창적인 가치를 빚어내는 행위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도시 디자인은 외형적 세련됨에만 몰두했다. 외형은 빛났지만, 정작 인간의 삶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과 질료의 불균형을 경계했고, 프롬은 물질적 풍요 속 공허를 지적했다. 부르디외는 사회 구조가 개인의 습관을 규정한다고 했지만, 주체적 자아는 점점 약해졌다. 오늘날의 노란봉투법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완하려는 시도지만, 기업에는 새로운 부담이 되고,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 규제로 압박을 체감한다. 사회적 합의 없는 제도는 결국 또 다른 갈등을 낳는다.
외형만 좇는 도시 디자인은 오래가지 못한다. 화려한 외피는 잠시 눈을 속일 뿐, 사회의 균열을 가리지는 못한다. 도시 디자인은 외형과 내면, 환경과 사회의 가치를 함께 담아낼 때만 진정한 의미를 얻는다.
결국 도시를 지탱하는 건 인간과 사회의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