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햄버거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속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햄버거는 내게 소울 푸드이자, 어쩌면 가난의 상징 같은 존재다.
햄버거를 처음 간절히 원하게 된 건 중학생 때였다.
TV에서는 매일 맥도날드 광고가 흘러나왔다.
"참깨빵 위에 순살고기 패티 두 장, 특별한 소스~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지."
그 노래는 지금도 선명하다. 그렇다. 바로 '빅맥' 광고였다.
하지만 빅맥은 당시 내 용돈으로 사 먹기엔 너무 비쌌다.
겨우 런치 타임 시간에 맞춰 몇 달에 한두 번 사 먹을 수 있었던 정도.
성인이 되고 교회를 옮기면서 햄버거를 먹을 기회가 더 많아졌다.
심지어 라지 사이즈로 말이다.
그 이후로 나는 햄버거라면 무조건 맥도날드의 빅맥만을 고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른 어떤 버거도 처음 빅맥을 먹었던 그 설렘을 다시 느끼게 해주진 못했다.
얼마 전, 우연히 중학생 시절 썼던 '소원 리스트'를 발견했는데
거기엔 '빅맥 사 먹기'라는 소원이 적혀 있었다.
그걸 본 순간, 잠시 멍해졌다.
지금은 원하면 언제든지 빅맥을 사 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 시절의 나와는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볼록해진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