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분들도 있을 테니,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이스탄불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테이크 하우스가 하나 있는 데, 여기가 바로 누 스렛이다. 이스탄불뿐만 아니라 런던, 두바이, 뉴욕 등 보통 물가가 비싸고 핫한 도시들에 보통 누 스렛 분점이 있다.
이 누 스렛 스테이크 하우스에 솔트 배 사장님은 해외 순방을 다니신다. 해외 순방을 다녀야 하는 이유는 셀럽들의 스테이크에 소금을 뿌려주기 위해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사장님의 영업 킬링 포인트이기도 하다. 검고 긴 머리카락은 위생을 위해서 동여 메거나 머리 스타일에 따라 헤어밴드로 고정하고, 팔목과 손목을 90도 이상 꺾어가며, 누 스렛의 특제 소금을 자신에 팔에 탄력 있게 뿌려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업무이다.
이 때 소금은 쏠트 배의 팔을 타고 또르르 손님의 스테이크 위로 굴러 떨어지는데, 이 퍼포먼스 하나로 솔트 배 사장님은 스타덤에 오르셨다. 유튜브를 통해서 전 세계로 널리 널리 퍼진 쏠트 배 사장님의 동영상을 보며, 전 세계인들이 누 스렛 스테이크에 대한 환상을 품고 모여든다.
사장님의 포퍼먼스는 매우 느리며, 동작은 하나하나 절도가 있고, 고기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찬, 진지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역시. 사장님다웠다. 다른 직원들의 퍼포먼스보다 단연 돋보이는 팔목과 손목의 각도. 이런 진중함과 섹시함을 겸비한 솔트 배 사장님이 누 스렛 스테이크 하우스에 최고의 상품임에 분명하다. 물론 고기도 꽤 맛있지만 말이다.
이스탄불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온다고 하면 우리는 늘 누 스렛으로 데리고 간다. 왜냐하면 다들 이곳에 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여행 오기 전부터 유튜브에 넘쳐나는 솔트 배가 '소금 뿌리는 영상'을 보며, 이스탄불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바로 여기. 누 스렛 스테이크 하우스 본점을 데리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스탄불에 방문객들을 줄 곧 여기로 모셔왔다.
하지만 나는 보통 우리 가족끼리 스테이크를 먹으러 갈 때는 누 스렛엔 가지 않는다. 이유는 비슷한 수준의 스테이크를 집 앞에서 반값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 스렛과 솔트 배가 유명해진 이후로 이스탄불에는 거의 동일한 메뉴를 파는 꽤 괜찮은 스테이크 하우스가 몇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자주 가는 곳은 ELBET이다.
녹인 버터를 소고기에 부어 바게트 빵와 함께 먹는 누 스렛 스페셜과 같은 메뉴뿐만 아니라 티본 스테이크나 플라워 모양의 양파 튀김 같은 애피타이저까지 누 스렛과 거의 같은 메뉴를 ELBET에서도 맛볼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이 몰려오고 이스탄불의 부자들이 페라리를 타고 오는 누 스렛 본점의 그 요란한 북적거림은 없다. 집 앞에도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 인지라 집에서 입던 옷을 그대로, 신발은 슬리퍼를 신고 가도 되는 편안함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ELBET은 누 스렛의 반값이다.^^
오리지널 누 스렛 스테이크의 가격은 고기의 원가 + 솔트 배의 소금 뿌리기 퍼포먼스 + 부촌 에틸레르의 번지르르한 북적거림 + 여행객의 무한 상상이 더해져 꽤 비싼 편이다. 쏠트 배가 안 계신 후발주자 ELBET 스테이크 하우스는 그의 퍼포먼스도 오리지널리티도 없기 때문에 조금 더 착한 가격에 질도 괜찮은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솔트 배 동영상을 제공한 남편에게 내 브런치 포스팅을 보냈다.
그리고 몇 분 후, 나에게 분명 솔트 배가 와서 뿌려주는 소금 넣은 스테이크를 먹고있다며 의기양양하던 그는, 진실한 입으로 실토를 했다.
"그 사람 솔트 배가 아니라 솔트 배 닮은 직원이야. 그 글 당장 고쳐야 돼."
요즘 솔트 배가 해외 셀럽 소금 뿌리기에 바빠서 본점을 너무 비운 탓에 특단의 조치로 쏠트 배와 똑 닮은직원이 본점에 상주해 있다고 했다.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맞다. 맞아! 이스탄불 누 스렛은 말이 본점이지. 전 세계에서 가장 싼 지점일 것이다. 오리지널 솔트 배는 고가의 스테이크가 팔리는 뉴욕이나 두바이, 런던이 휠씬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