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해시태그 1
요즘 아침 저녁으로
이소라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
처음으로 갔던
그녀의 콘서트장에서
“저기, 누나는 왜 의자에
자주 앉아서 노래를 불러요? ” 하고
갑작스럽게 묻는 팬의 질문에
그녀가 무덤덤하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음...
처음엔 내가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
기분이 뒤죽박죽이었어요.
많이 우울해하기도 하고..
헌데 지금은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컨디션이 좋을 때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모두 내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있으니
결국 그들이 보고 듣는
그 모습들이 전부 나잖아요.
늘 지금과 같지 않을테니,
매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못난 내 모습을 받아 들이고 나니
맘이 편해졌어요. 항상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났구요.
그리고,
난 이렇게 앉아서
노래 부르는게 편해요.
그래야 노래를 부르는
지금 내 감정과 느낌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더 오랫동안
노래를 부를 수 있나봐요.
이제 노래 할께요.
박수 안 쳐주셔도 괜찮아요.
그냥 조용히 들어주시기만 하면
고마울 것 같아요.
속삭이 듯 불러주던 그녀의 노래는
햇볕에 잘 말린 이불 냄새처럼
따뜻하고 포근했다.
그녀의 노래가 끝났지만
단 한명도 박수를 치지 않고
숨죽여 그녀를 기다렸다.
고요했다.
그녀가 선물해 준
침묵의 시간들.
그 덕분에 내 맘은
한동안 평온했다.
그녀의 노래를 듣고 자란
나의 감성과 생각은
그녀와 참 많이 닮아 있구나..
하고 생각이 드는 오늘,
내게도 바람이 분다.
#스토리디자이너_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