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이태리부부
안녕하세요? 이태리부부 입니다.
우선 다짜고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코로나 역병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탈리아는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간 듯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현재 이탈리아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재 되었으며, 하루 7만 명대의 확진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나 사람들은 3년 만의 마스크 없는 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4월부터는 단체 관광객들도 많이 보이기 시작하고, 식당이나 상점에도 사람들이 꽉 들어찬 활기찬 모습이라 저도 덩달아 설레고 있습니다.
2020년 1월 즈음 이탈리아에도 중국인 관광객 확진자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2월에는 수십 명이 확진되고, 3월 12일 전국 봉쇄에 돌입하면서 저희는 집에만 꼼짝없이 갇혀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마스크 구하기 전쟁, 사재기, 한때 세계 최대 확진 국가라는 공포, 확진된다면 과연 이 나라가 나를 책임져 줄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이탈리아를 지켰습니다. 오늘에서 예전 사진과 영상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네요. 이렇게 봉쇄될 때만 해도 2년 동안이나 '코로나'가 지속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1832451519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1853498579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1896511081
두 달여간의 봉쇄 이후, 천천히 바깥 생활을 할 수 있게 되고, 처음으로 땅에 발을 내딛던 날, 땅의 기운이 어색해서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5월 4일 일기니까.. 꼭 2 달여만에 외출을 하게 된 것이네요. 꼭 이맘때와 같은 따뜻한 봄날이었습니다. 여전히 두려워서 비닐장갑과 마스크 선글라스까지 끼고 외출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운 눈빛을 하고 있어서 텔레비전으로만 접하던 코로나의 시대라는 것을 몸소 실감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1947929883
집에만 머무는 동안은 매일매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그동안은 취미 생활로만 운영해 왔던 유튜브였는데, 구독자분들과 소통하고, 채널이 점점 성장하면서 랜선 여행 시작의 발판을 마련했던 시기였습니다.
이때는 진짜 여행이 금방이라도 시작될 줄 알고, 여행 문의를 해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매일 한국시간 저녁 9시만 되면 이탈리아의 현지 상황, 이탈리아 여행 정보뿐만 아니라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며 힘든 시기를 함께 보냈습니다. 저도 유튜브 라이브를 하는 순간들이 참 기다려지고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봉쇄 기간을 유의미하게 보내기 위해 시작된 매일 저녁 9시 라이브 방송을 500회나 진행했습니다. 그러니까 1년 6개월가량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저녁 9시 라이브를 진행했다는 뜻입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남편 이상호씨 정말 대단합니다.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내 남편이지만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되었습니다. 위기 대처능력이 강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옆에 있어주는 남편이 아니었다면 저는 완전히 무너졌을 것 같아요.
랜선 여행이라는 장르를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개척하기까지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탈리아에 살고 있습니다>에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1987804147
어려운 시기를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튜브가 말그대로 '본업'이 되면서, 조금씩 수입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영상을 보기만 하셨던 분들이 십시일반 후원을 해주시기도 하고, 채널도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 사람들인가, 죄책감이 들었지만, 여행을 계획하기 어려운 시기였기에 저희는 더 열심히 여행하고, 현지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글로, 라이브 방송으로, 영상으로 전달했습니다. 오래도록 신뢰관계를 쌓은 분들과 소통하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온라인 세상의 순기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온라인이 없었다면 제가 어떻게 그렇게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겠어요?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시기를 아등바등 버티는 동안에도 저에게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수입이 없다는 것과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것. 한국으로 가고 싶었지만 자가격리와 경제적 사정으로 머뭇거리기만 하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임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한동안은 죄책감에 시달렸고, 이탈리아에서의 삶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갑자기 한국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구독자 분들을 통해서 정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2130029239
그리고 작년 1월, 고민 끝에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수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어요. 내가 과연 돌아와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버지를 혼자 두고 오는 것에 대한 죄책감까지... 여전히 이탈리아의 코로나 상황도 심각해져 다시 한번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탈리아에 돌아온 후에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한 날들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을 살아내야 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2197340530
어려운 상황에만 집중하고 싶지 않아, 저는 긴 호흡의 글쓰기를 했고, 2021년 5월에 저희 첫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어요. <이탈리아에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인데요,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신 덕분에 출간 한 달 만에 2쇄 를 찍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결심했습니다. '그래! 이탈리아에서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을 가득 끌어안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다' 고요. 작가라는 명함이 생긴 이후부터는 세상이 허투루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2년 동안 코로나의 상황도 꼼꼼히 기록해둔 덕분에 지금 보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2328383006
백신 보급이 시작되고, 저희는 두 번의 장기 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코로나로 시간이 많지 않았다면 절대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가장 잘한 일은 바로 이탈리아 성지순례길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를 걸은 것입니다. 루카에서 무려 400킬로미터를 걸어 로마까지 갔지요. 걷기가 제 삶 속으로 들어온 순간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성지순례길을 다룬 책 <로마로 가는 길>은 올해 6월 출간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2384784093
그리고 그토록 꿈꾸던 시칠리아 한 달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2021년에 가려고 계획했다가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 버린 바람에, 1년을 미룬 프로젝트였습니다. 시칠리아 만 한 달 동안 구석구석 여행했고, 시칠리아에 대한 정보를 잘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비아 프란치제나 <로마로 가는 길>처럼 언젠간 시칠리아 이야기도 책으로 출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https://blog.naver.com/ivlovevi00/222536782500
끝날만 하면 누, 델타, 감마, 오미크론 등등 변이 바이러스가 터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이렇게 2년을 꼬박 위기 상황 속에서 버티는 삶을 이어가게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꼬박 2년을 남편은 단 10번도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고로 저희는 그동안 모아둔 돈과, 유튜브 수입, 많은 분들의 후원에 의지한 삶을 이어나가야 했습니다. 혹자는 유튜브 운영하면 돈을 많이 벌지 않냐고 하시는데,, 여행 콘텐츠의 특성상 여행을 다니면 돈이 많이 듭니다. ㅠㅠ 그래서 시칠리아 여행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여행을 가지 못했고요. 매 달 지출되는 월세 백만 원이 목 끝까지 차올라 숨이 턱 막힐 지경에 이르기도 했어요. 내가 이렇게 현실감이 없는 사람이었나 자책하게 될 정도로 코로나 상황이 미웠습니다.
백신 보급이 원활해지고 작년 여름부터는 개인 투어 문의가 종종 들어오기도 했으나, 개인적인 투어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이태리 부부'는 배가 불렀다 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탈리아에서 나 뿐만 아니라 투어를 받는 사람이 코로나에 확진이 되거나, 혹시라도 사고가 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일상이, 우리가 버텨온 이 시간들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코로나의 시기 동안에는 몸을 사리면서 소속된 '유로 자전거나라'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만 하면서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과 제가 각자 공부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합격하면 소식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눈앞의 이득을 취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숲을 바라보자 우리 부부는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3월 21일 대한민국의 자가격리 해제 소식과 더불어 4월부터는 남편이 다시 일을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무려 이번 주말에는 이틀 내내 투어를 했어요. 정말이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이태리부부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안 계셨다면 저희는 절대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과 후원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가 표현은 잘 못하지만, 그동안 후원을 보내주신 분들은 모두 기록해 두었고, 꾸준히 소통해 주셨던 분들에게도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탈리아에 친한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해 주세요.
은혜 갚는 이태리부부 까치가 되겠습니다.
다시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요즘 여행 문의가 굉장히 많아졌다는 것인데요. 저희가 운영하는 유튜브,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 건의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메일 문의도 상상 이상으로 넘쳐납니다. 남편이 일을 하지 않는 날에는 하루 종일 질문에만 답변을 할 정도로요.
물론 감사하기도 하지만, 너무 무례한 분들도 계시고, 저희의 정보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구체적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무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탈리아에 놀러 가는데 구독자니까 '너희 집에 재워줘' 라거나 ' 숙소 좀 제공해 줘'와 같은 황당한 요구도 많이 하시는데요, 저희는 숙박 업소가 아닙니다. 그런 질문에도 답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최대한 많이 돌려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서로 간의 예의는 지켜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요즘 저희는 하루 5km씩을 걸으며 몸과 마음의 체력을 기르는 중입니다. 상황을 보아하니 차츰 걷기 전에 뛰기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김칫국도 마셔 봅니다.
그동안 억눌려 왔던 여행에 대한 수요 폭발 그리고 문의들 때문에 유료 컨설팅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간단히 답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질문 답변은 즉석에서 가능하지만, 상세하게 일정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네이버 엑스퍼트 전문가 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m.expert.naver.com/expert/profile/home?storeId=100028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