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다녀온 발폴리 첼라(Valpolicella) 지역의 두 번째 와이너리는 떠오르는 신흥 강자 Zyme(지메 또는 자임)입니다. 2003년에 설립된 아주 영하고, 테크니컬 하면서 모던한 와이너리입니다. Zyme는 그리스어로 '효모(발효)'라는 뜻이며 Zyme의 시그니처인 오각형은 사람, 포도나무, 땅, 태양, 물을 뜻합니다. 외관만 봤을 때도 엄청 돈이 많은 와이너리구나 하는 걸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발폴리첼라의 많고 많은 와이너리 중에서 젊은 와이너리인 Zyme를 택한 이유는 쥬세페 퀸타렐리(Giuseppe Quintarelli) 와이너리를 방문하기로 결정하면서 그와 관련된 와이너리를 찾다가 그의 사위인 체레스티노 가스파리(Cerestino Gaspari)가 설립한 와이너리라는 점이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체레스티노는 현재 Zyme의 와인 메이커이자 오너입니다. 미리 이메일을 주고받은 덕분에 영광스럽게도 그와 악수도 나누고 사진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대형 와이너리의 오너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호탕하고 친근한 성격이었습니다.
체레스티노는 본래 농사를 짓던 가족 밑에서 성장했는데요, 그가 20살이 되던 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쥬세페 퀸타렐리를 만났고 그의 밑에서 일을 하면서 그의 딸과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10년간 쥬세페 퀸타렐리 밑에서 일을 했고 Zyme를 설립한 것은 1999년 무렵입니다. 지금의 건물은 2003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체레스티노가 퀸타렐리의 사위이기도 하지만 두 와이너리의 가장 다른 점은 생산량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Zyme는 현대적인 생산 방식을 도입하여 1년에 30헥타르, 15만 병 정도를 생산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요즘은 쉽게 구매하실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의 Zyme는 채석장이었던 것을 개조하여 와이너리 지하 셀러를 만들었고 1층은 리셉션 2층은 사무실 겸 응접실이 있습니다. 채석장은 와인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적의 환경과 최고의 와인 메이커(게다가 아마로네의 아버지 쥬세페 퀸타렐리의 사위), 현대적인 시스템이 접목되었으니 최고의 와인이 생될 수밖에 없겠죠. 이곳에서는 붉은 포도주를 비롯한 백포도주 그리고 그라빠(Grappa)라는 독주도 생산됩니다.
저희는 2층의 응접실에서 프라이빗하게 시음을 했습니다. 남편은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못 마셔서 엄청 아쉬워했습니다. 와인을 바라보는 저의 사랑스러운 표정이 보이시나요? 백포도주부터 아마로네까지 총 8종류의 와인을 시음했고 시음비는 20유로였습니다.
Zyme 역시 영한 와인부터 가장 묵직한 아마로네의 순서로 총 8잔을 시음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으로는
1. 가장 오른쪽에 있는 블랙 투 화이트 (Black to White)- 적포도로 생산하는 독특한 백포도주입니다. 깔끔하고 가벼워서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습니다. 적포도로 만든 백포도주는 생소해서 한 병 구매하고 싶었습니다. 딱 이름과 같은 스토리의 블랙 투 화이트!
2. 오른쪽에서 네 번째 Oseleta라는 와인은 와이너리 Masi와 Zyme 말고는 거의 생산하는 곳이 없는 생산량이 적은 품종이라 욕심이 났습니다. 재배 면적이 작다는 뜻은 그만큼 수요가 적다는 뜻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닌이 강하고 묵직해서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시음을 도와준 직원 Camilla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와인으로 '오셀레타'를 꼽았습니다.
3.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 Cabernet 이 아이는 제가 구매했습니다.제가 너무 좋아하는 묵직함 그 자체의 와인이었어요. 와인을 알면 알수록 가벼운 와인 또는 샴페인을 즐기게 된다고 하는데 아직 초보인 저는 묵직한 친구들이 좋더라고요. 촉촉한 티본스테이크와 딱 어울리겠다 싶었던 타닌이 아주 강한 카베르넷이었습니다. (와이너리 가격 28유로)
4.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Kairos 이 친구는 아마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Zyme의 대표적인 셀렉션 중 하나일 듯합니다. 스파이시하기도 하면서 백포도를 비롯한 15가지 이상의 포도가 블렌딩 어 있어서 쥬시한 느낌도 있습니다.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이전에 시음했던 카베르넷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매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아마로네들도 묵직한 바디감이 좋았지만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대의 Cabernet 만 구매를 했습니다.
이상 정말 마음에 들었던 Zyme 와이너리 후기였습니다. 다음에도 가보고 싶은 몇몇 와이너리들이 있는데 다녀와서 후기로 남겨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