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로네의 아버지 쥬세페 퀸타렐리의 와이너리에 가다

이탈리아 와이너리 투어

by 이태리부부

2020년 9월 22일 베로나(Verona) 근교 발폴리 첼라(Valpolicella)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인 네그랄(Negrar) 마을로 향했습니다. 바로 아마로네(Amarone)의 아버지, 신화적인 존재로 불리는 쥬세페 퀸타렐리(Giuseppe Quintarelli)의 와이너리에 가기 위해서입니다. 네그랄 마을의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탁 트인 포도밭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퀸타렐리의 와인은 반세기가 넘도록 전통 방식만을 고수해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수많은 와이너리들의 밴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은 최고의 와이너리로 손꼽히는 달 포르노 로마노(Dal Forno Romano)의 스승이 바로 쥬세페 퀸타렐리 이기도 합니다.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비결에 대해 묻자


유행을 쫓지 않고 전통을 지키며 꾸준히 개선해 나가려는 자신만의 룰을 지키는 것


이라고 대답한 그는 좋은 빈티지에만 와인을 생산하며 작황이 좋지 않은 해에는 생산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로네(Amarone)는 이탈리아 베네토(Veneto) 주의 발폴리첼라(Valpolicella)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적포도를 대나무 시렁에서 3, 4개월간 말려 무게를 40% 정도 줄여 레드 와인을 만듭니다. 이런 적포도 건조법을 아파시멘토(Apassimento)라고 부르는데 이 방법은 로마시대부터 사용되어 왔다고 합니다.


아마로네(Amarone)는 '달지 않고 쓰다'는 뜻인데. 포도즙의 당분이 모조리 발효되어버린 결과 우연히 발견한 쓴맛으로 탄생하게 된 와인입니다.



아마로네는 일반 와인보다는 알코올 도수가 높지만(14.5~16%) 검붉은 색상과 풍부한 아로마가 한 모금 속에서 묵직하게 뿜어져 나와 귀족의 와인으로도 불렸습니다. 이런 훌륭한 품질의 아마로네 와인은 외골수 장인인 쥬세페 퀸타렐리(Giuseppe Quintarelli)가 없었다면 세계적인 명품 와인으로 주목받지 못했을 겁니다. 아버지인 실비오 퀸타렐리(Silvio Quintarelli)로부터 포도밭을 물려받은 쥬세페 퀸타렐리는 고집스럽게 홀로 와인의 양조법을 연구하였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아마로네는 이탈리아에서 특급 와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퀸타렐리의 보틀 디자인도 특이한데 처음에는 직접 병입한 와인 보틀에 손으로 쓴 레이블을 가족과 함께 일일이 풀로 붙여서 판매를 해오다가 1995년 부터는 기계로 레이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중심의 와이너리이고 와이너리의 철학이 외부에 떠들썩하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와이너리 투어도 이메일 또는 전화로만 문의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하지도 않는 탓에 한 병의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물론 시음 비용도 비싸고요. (6가지 와인 시음 비용이 40유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로네의 아버지 쥬세페 퀸타렐리에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이 와이너리를 봐야 앞으로 만나게 될 다른 와이너리들도 연결이 되고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았거든요. (가보고 싶은 발폴리첼라 지역의 와이너리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퀸타렐리의 와인은 과연 아마로네(Amarone)가 맞나 싶을 정도로 우아하고 풍부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접해본 아마로네에 비해 가볍다고 느끼실수도 있겠지만 그속에서도 구조감은 정말 탄탄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의 와이너리에서, 그가 직접 시음을 하던 장소에서 이런 경험을 해보다니요 ! 꿈만 같았습니다.



시음은 영한 와인부터 점점 파워풀한 바디를 자랑하는 와인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달콤한 와인으로 마무리 됩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아! 왜 퀸타렐리를 아마로네의 아버지라고 부르는지 그 진가를 알게 됩니다.


기억에 남았던 와인으로는

1. Rosso del Bepi - 1년 포도 농사를 지었는데 아마로네로 만들기에 조금 못 미치는 경우에 베피를 만듭니다. 그래서 로쏘델 베피와 아마로네 사이에는 같은 빈티지가 없지만 베피도 아마로네급의 퀄리티를 자랑 합니다. 이런 철학을 비춰 볼때 퀸타렐리의 아마로네는 정말 훌륭할 수 밖에 없구나 하는걸 느낄 수 있습니다.


2. Amarone del Valpolicella Classico 2013 이 와인은 저희가 구매했습니다. 감히 퀸타렐리 와인을 구매 하기에 가격대가 너무 비싸서 아마로네 중에서 가장 저렴한 놈으로... 한 병만 구매해 봤습니다.


3. Alzero- 이 와인은 창업주인 Silvio Quintarelli 의 아내인 프랑카(Franca) 할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와인으로 가족들에게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항상 Alzero와 함께 했다고 해요


4. Recioto - 이건 가장 마지막으로 시음던 달콤한 와인인데요, 달콤하면서 매운맛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레치오토는 퀸타렐리의 가장 친한 친구인 로베르토 박사가 가장 좋아했던 와인이라고 합니다.




마침 포도 수확 시기이기도 해서 포도를 수확하는 모습 그리고 포도를 말리는 아파시멘토의 과정까지 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고, 쥬세페 퀸타렐리의 대표적인 와인도 시음할 수 있어 얼마나 벅차던지요. 퀸타렐리의 와인 한 병을 마시자고 6명이 돈을 모으던 날이 떠올라 더욱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지금은 퀸타렐리의 4명의 딸과 손자들이 와이너리 운영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우리를 대하는 눈빛이 너무나 반짝이고 호기심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말린 포도를 먹어보라며 내어주기도 했고요. 따뜻한 대접에 더 취기가 올라 비싼 와인 한 병까지 덥석 사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와이너리에서 직접 사 온 퀸타렐리는 좋은 날을 위해 아껴 두어야겠습니다. 내일은 퀸타렐리의 사위가 운영하는 Zyme라는 와이너리를 소개해 드릴게요. 와인은 많이 마셔보고 공부할수록 더 궁금하고 재미있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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