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
안녕하세요. 연대성입니다.
인공지능 적반하장은 '인공지능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부제목을 달자면 "인공지능이 어떻게 변하니?" 정도가 됩니다.
먼저 두 가지 양해를 구합니다.
첫째, 인공지능 적반하장은 두 개로 나눠서 올라갑니다.
의도적 분량 늘리기는 아니에요. 그렇게 쓰진 않고요. 다만 두 번째 글이 언제 올라갈지 모르겠어요. 따라서 "뭐야. 이 넘. 왜 쓰다 말아." 이러실 수 있어요. 곧 이어진다는 말씀 밖에는.
둘째, 과제나 보고서 등에 참조할만한 내용은 없을 겁니다.
혹시 기대하셨다면 스크롤의 수고를 덜어드려요. 이 경우라면 이전의 "사물인터넷 오버뷰 2018"과 "인공지능 필수 용어의 이해"가 참조가 되실 거예요. 더 읽지 마시고, 위 링크를 참조하실 수 있어요.
들어가기가 길었습니다. 여기까지.
1. 짚어야 할 것
흔히들 모든 일에 Why를 찾으라고 하죠. 100% 동감해요. 저도 그래요. 대부분의 시간을 영혼 없이 보내는 저 역시 늘 Why를 입에 달고 살아요. 중요하잖아요 Why. 사업을 하게 된 그 순간부터 이런 경향이 더 강해졌어요. Why, Why, Why... 사업을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 역시 Why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답답하고 맥을 집기 어려운 순간은 따로 있어요. Why에 앞서 What과 How조차 찾을 수 없을 때에요. 여기서 아예 한 걸음 더 비껴가는 경우도 있어요. 일시정지 혹은 일시 포기의 순간이 오는 타이밍. 언제일까요? What과 How가 없는 상황에서, Why만 넘쳐나는 경우예요. AI, 인공지능이 그래요.
인공지능을 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가이드라인이 없어요. 헤쳐 모여 식의 표준화 기구라도 있다면, 그들끼리 치고받으면서 시장 내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자리를 잡게 되는데 그것마저 없는 이 아득함. 이렇게 되면 소위 말하는 야시장으로 변질돼요. 추억 속의 야시장이 아니라, 어두운 야시장이요. 맑고 깊어야 하는데, 탁하고 얕죠. 단단한 뿌리로부터 열매가 맺어져야 하는데, 설익은 열매가 뿌리를 가리죠. 제가 보는 지금의 인공지능 시장이 그래요.
생태계 측면에서 조금 넓게 보면 '사물인터넷과 그 하위 갈래로서의 인공지능', 혹은 '사물인터넷과 병렬 관계로서의 인공지능'의 차이는 이 지점에 있어요. 사물인터넷은 과거로부터 지속되어 온 그것인 반면, 인공지능은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과거로부터의 지속성을 갖는 구조는 아니거든요. 사물인터넷은 좋게 보면 역사가, 비틀어 표현하면 기득권이 분명 존재했던 시장이에요. 그래서 어설프게 툭툭 맺어진 열매가 뿌리를 가릴 수는 없었죠. 그게 안 되는 시장이에요. 그런데 인공지능은 그게 가능해 보여요. 누구, 어디와도 연계되지 않는 오롯이 제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혀요.
2. 인공지능이란
인공지능(AI)은 인공적인(Artificial) 지능(Iintelligence)이에요. 간단하죠. 백과사전으로 보면 이 정도로 갈음돼요. 분량은 더 긴데, 알맹이는 위의 한 줄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인공적인'이란 형용사와 '지능'이란 명사가 둘 다 선뜻 와 닿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일상어가 아니거든요. 평소에 안 써요. 위 단어 둘 다. 어려울 수밖에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인공지능 시장을 봐왔는데, "정의해 봐. 그게 뭔지." 이렇게 나오면 선뜻 대답을 못하겠어요. 창피한 일이죠. 여담이지만 간혹 좀 센 사람이 인공지능으로 물면, 사물인터넷으로 덮어씌워서 순간을 넘길 때도 있어요.
제가 내린 인공지능의 정의는 '나의 도우미(My Helper)'예요. 도우미란 있는 그대로 해석하면 도움을 주는 무엇이죠. 좋은 단어예요. 좀 더 가볍게 브런치로 접근해볼게요. 브런치와 같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섞는 것에 꽤 재능을 보이는 SNS 채널에 관해 제가 보유한 지식과 기술은 10점 만점에 4점 정도예요. 그럼 나머지 6점을 채우는 게 좋겠죠. 나에게 브런치가 계속 필요하다면요. 그런데 나머지 6점을 채우기가 쉽지 않죠. 6점을 채우는 건 고사하고, 가진 4점 조차도 누군가 대신해주면 좋을 듯해요. 능력도, 시간도 없으니까요. 이걸 해줄 수 있는 게 인공지능이에요. 물론 현재는 "우리가 해줄 수 있어."라고 인공지능 플레이어가, 특히 인공지능 플랫폼 플레이어가 주장하고 있는 단계죠.
그럼 이제 '당신이 못하는 걸 대신해주거나, 당신이 할 수는 있지만 번거로운 무엇을 대신해줄 수 있는 인공지능'이란 주장에 대한 근거를 댈 수 있어야겠죠. 그래서 인공지능한테 학습을 시켜요. 그런데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건 이 문장이에요. 어폐가 있는 문장이죠. 인공지능한테 '학습(Learning)'을 시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난 수십 년 간 다뤄왔던 컴퓨터에 학습을 시켜요. 이 학습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과물(Output)'을 인공지능으로 부르고 있어요. 우리가 매체, 포털, 컨설팅 회사 등에서 듣는 인공지능은 '결과물'이에요. 학습 과정에 머신러닝, 신경망, 딥러닝 등으로 부르는 기술이 관여하죠. 인공지능을 이용하기까지의 순서를 간단히 보면 '입력(Input) - 학습(Learning) - 결과(Output)'가 돼요.
OK. 그럼 결과물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면 되겠죠. 이용하는 거예요. 인공지능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래야 할 거예요. 인공지능에게는. 여기서 한 가지 짚어야 할 게 있어요. 앞서 인공지능을 학습이 아닌, 결과물이라고 했죠.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은 나의 도우미니까 도우미가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결과물을 이용하면 되는데, 그럼 우선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학습을 시켜야 해요. 지속적으로 특정 값을 넣어 주고(Input), 기다려주는 아량이 필요하겠죠.
아량은 사람에게만 있어요. 사람이 기본 값을 주고, 아량을 베풀었으니 이용할 권리가 사람에게 있는 거고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XAI)의 이슈 역시 바로 이 지점에 있죠. 사람에겐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는데, 인공지능에게 설명을 해야 할 책임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사람이 설명할 순 없어요. 지금은 불가능하고, 추후엔 어떨까요. 어렵다고 봐요 나중에도. 오늘은 이 얘길 하는 건 아니니깐 요 정도로 넘어갈게요.
3. 인공지능 교육
그럼 사람이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람은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가?'에 접근할 수 있어요. 다음과 같은 포털의 검색어 자동 추천도 인공지능이에요. 지난 5년 간 우리가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모든 스마트폰의 가장 원초적인 권한을 지닌 회사인 구글(안드로이드)과 애플(iOS)의 음성인식도 그렇고요. 스마트폰 카메라의 초점 자동조절(얼굴인식) 역시도 인공지능이에요.
이들과 지금의 인공지능은 무엇이 다를까요. 기술의 진화 측면이겠죠. 그런데 대부분의 이용자와 실무자에게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기술의 진화가 아닌, 우리 스스로 학습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게 싫은 거예요 우리는. 싫기도 하고 무엇보다 난감한 거죠. '인공지능 적반하장'이 시작된 거죠.
그저 알아서 음성을 인식하고, 검색어를 추천하고, 콘텐츠의 주제 정도를 분류해주는 녀석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게 되었어요. 그렇게 조심스럽게 사람에게 다가왔으면서. 변해버렸네요. "인공지능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물어봐야 소용 없어요. 지금부터는. 일절 소용 없어요. 사람에게 학습을 요구하는 인공지능, 그리고 인공지능 시장이 되었어요. 이제 '사람이' 학습을 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게 되었으니까요. 인공지능을. 우리가 인공지능을 학습해야 하는 시기로 들어온 거죠. 이제 알아야 시키고, 알아야 이용할 수 있어요. 이는 곧 인공지능에 관해 무엇을 교육해야 하는가와 동일하겠죠.
'인공지능 교육'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돼요. '기본 값을 주기 위한 판을 만드는 것, 기본 값을 주는 것, 이용하는 것'이에요.
첫째, 기본 값을 주기 위한 판을 만드는 교육이에요.
판을 만드는 것은 플랫폼을 의미해요. 구글의 인공지능, 네이버의 인공지능, 카카오의 인공지능, SK C&C의 인공지능 등이 여기에 해당되죠. 플랫폼이므로, 당연히 아래의 기본 값을 주는 것과 최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고려한 교육이 되어야 하겠죠. 따라서 컴퓨터를 잘 다뤄서, 코딩을 잘해서, 인프라 구조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서, 요약하면 개발만 잘해서 될 일은 아닐 거예요.
둘째, 기본 값을 주는 교육이에요.
이는 기본적인 기술 구조의 이해와 마케팅이 포함돼요. 인공지능이 '나' 혹은 '기업'의 도우미가 되기 위해서는 정제된 질문과 답변, 나아가 터무니없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값을 넣어줘야겠죠. 데이터를 읽는 노력과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할 테고요. 이렇게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질문 영역이 남아요. 그런데 이는 당분간은 어쩔 수 없어요. 그저 정해진 "죄송합니다." 혹은 "위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어요." 정도의 대응을 하도록 세팅하여주면 돼요. 학습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한두 달로는 어려울 거예요. 테스트의 개념으로 접근해서, 조금 긴 호흡으로 보는 편이 좋겠죠.
셋째, 실제 이용할 수 있도록 채널에 붙이는 교육이에요.
인공지능을 채널에 붙이는 건 홈페이지, 메신저 등의 온라인 채널에 플랫폼을 연동함을 의미해요. 이건 배우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물론 대용량 DB가 따라붙는, 그래서 기간계(기업의 각종 시스템)와 영향을 주고받는 채널이라면 조금 다른 얘기가 되겠죠. 그런데 아무리 간단한 채널이어도 막상 연동 테스트를 해보면 기존 채널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흔히 발생해요. 수년간 잘 있던 온라인 채널이, 인공지능 플랫폼 연동 이후에도 전과 동일하게 고스란히 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하다 못해 채널의 프레임에 영향을 줘서 글자가 작게 보이는 등 뭔가 하나씩은 틀어지는 거죠. 그래서 관련 교육은 필요해요. 다만 기본 값을 주는 작업과 채널에 붙이는 작업은 채널의 특성(용도, 개발 시기 등)에 따라 그 순서를 달리해도 될 거예요.
4. 인공지능 시장 특성과 교육 시 고려사항
어느덧 시장에는 다양한 인공지능 플랫폼이 있어요. 그런데 이들에겐 한 가지 주목할만한 공통 특성이 드러나요. 시장 타깃인데요. 시장 초기부터 '소상공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에요. 왜 그럴까요? 소상공인에 관한 관심? 동네 치킨집, 동네 미용실에 관한 아련함? 정부나 상위 기관의 눈치? 다 포함되겠죠. 인공지능 역시 치킨집 아들, 미용실 딸이 만든 것이니까요. 다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닐 거예요. 그럴 리가요.
결정적인 이유는 두 가지예요. 현재의 인공지능이 갖는 한계에 대해 인공지능을 만든 플레이어들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인공지능 솔루션의 '얼굴마담'이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수준의 '챗봇(ChatBot)'이기 때문이기도 하죠. 소상공인은 대표적인 틈새시장이에요. 드물게는 세컨드 시장이죠. 그럴 수밖에 없어요 현실적으로. B2C가 아닌 B2B로 분류되고, B2B 카테고리에선 정말 작은 사업 체니 까요. 지금까지는 대체로 그랬어요. 그럼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 플레이어들의 소상공인 아우르기 전략이 치사한 건가? 그렇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봐요. 서로 '이용'해야죠. 좋게 쓰는 것, 이용. 사람이 인공지능을 이용하듯, 소상공인 역시 인공지능 플레이어를 이용해야죠.
여기서 인공지능 교육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포인트가 도출돼요. 앞서 인공지능 교육의 세 가지 영역 '판 만들기, 학습을 위한 기본 값 주기, 채널 연동하기'를 말씀드렸어요. 이 세 가지 모두에서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는 영역과 수준을 고려한 교육이 필요할 거예요. 물론 고려 대상에 소상공인만 들어가는 것은 아니겠죠. 여기서의 소상공인은 타깃 특성을 규정하는 대명사로서 기능하니까요. 이 말은 곧 플랫폼 측면에서 '플랫폼 자체가 가볍거나, 가벼운 영역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여기엔 당연히 월 단위 혹은 인공지능 이용 건 별(콜 단위) 비용을 포함하고요. 기본 값 주기, 채널 연동하기에 관한 교육 역시 이 부분을 고려해서 진행되어야 하겠죠.
'인공지능 적반하장 II'는 시장의 인공지능 플랫폼 가운데 하나를 활용, 가능한 쉽게 인공지능을 나의 온라인 채널에 연동하는 방법입니다. 얘는 서두에 말씀드린 대로 별도로 올릴 예정이고요. 주요 내용은 '특정 메신저의 로그인 없이 홈페이지에 챗봇을 연동하고, 대화를 구성하는 방법'이 될 듯합니다.
'인공지능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