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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다 itdaa Jul 08. 2021

구매 직무, 다같은 지원자를 선호할까요?


안녕하세요 멘토님. 대학교 졸업을 4학기 정도 남겨둔 경영학과 취준생입니다. 저는 영어실력이 뛰어나지 못해 현재로서는 해외영업 쪽보다는 물류와 구매, 자재관리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영어와 컴퓨터 자격증을 따려는 계획 중에, 취업에는 정량적인 스펙 외에 직무경험과 역량 등 정성적인 부분도 중요하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합격자분들 자기소개서를 보니 아르바이트나 인턴 경험을 정성적 부분으로 쓰셨더라고요.


©recha oktaviani


사실 제가 아르바이트 경험도 많이 없고, 인턴은 이제 준비 중이라서 너무 실무 경험 없이 책상에만 있던 것 같아 관련 분야에 비슷하게라도 접근해보려고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곧 하려고 합니다.


물류 관련 직무에선 관련이 어느 정도 있겠지만, 구매 직무에서 피킹이나 기타 물류 관련 아르바이트가 관련성이 조금이라도 있을지, 그리고 구매 직무에 관한 역량을 기르려면 어떤 아르바이트 또는 인턴 경험을 노려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멘토님은 어떻게 직무역량을 쌓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질문이 너무 막연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서 답변이 늦었네요. 일단 스펙은 물류 쪽에 적합한데 어학이 문제네요. 어학 때문에 물류에서 구매로 시선을 돌리더라도 지원자님의 스펙 구조 상 수입자재 구매담당 쪽이 유력해지는데, 이러기엔 또 어학이 발목을 잡아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물류에 비해 구매가 어학의 비중은 떨어집니다. 근데 현재 구매 시장은 일반적인 국내 자재를 구매하는 직원에 대한 신입사원의 수요가 적지요. 구매 직원은 자기가 사고자 하는 품목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데, 이건 신입에게 요구할 수 없는 내용이니까요. 보통 회사 내부에서 충원하는 경우가 더 많고요. 그러다 보니 신입 T/O가 정말 부족한 상황입니다.


반면 수입자재나 기술구매 쪽은 T/O가 꾸준히 유지되는 편입니다. 어학이나 국제법 등의 실무 이슈가 상시 발생하고, 전산 시스템으로 체계화된 국내 시장과 달리 국제 시장은 수시로 관리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거기에 고급인력인 상위 직급자를 쓰기보단 신입을 뽑아서 사원/대리급까진 잘 운용합니다. 서두가 길었는데 승률을 높이려고 구매를 선택하셨더라도, 어학은 보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Medienstürmer


업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구매'

다음으로 구매는 산업에 따라서 구매의 형태가 많이 달라집니다. 제가 모든 산업을 경험한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쓰는 글들은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제조, 유통, 건설, IT, 식품, 의류, 운송 기타 등등... 이 중에서 취업 볼륨이 큰, 특히 구매부를 별도의 부서로 독립시켜 회사의 주요 업무로 여기는 제조, 유통, 건설부터 살펴보죠.


1)제조업 구매

제조업에서 주로 비중 있게 구매하는 품목은 원자재, 반제품, 설비기계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유리 제조 회사면 유리의 주 원자재인 규소를 대량 구매하겠지요. 가전제품 제조 회사면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각종 반제품들 즉 메모리칩이나 브라운관 기타 등등을 구매할 테고요. 그리고 이들 모두 자사의 제품을 조립/제조할 수 있는 각종 기계설비들을 구매할 겁니다. 대한민국은 원자재가 부족한 나라이지요. 대부분 수입을 합니다. 수입을 위해선 무역 관련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무역학, 어학, 물류 관련 전공자를 뽑습니다.


반제품의 경우는 좀 나뉘는데요, 전문 기술이 필요 없는 반제품들은 시장조사와 협상에 능한 상경계열 출신이, 기계 공학적 지식이 필요한 반제품들은 엔지니어가 구매합니다. 그래서 제품을 조립/제조할 수 있는 설비는 대부분 엔지니어가 구매하게 되지요.


취업시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자리가 제조업이다 보니, 여기서 보이는 구매 T/O가 엔지니어에게 많이 열려있어 보이는데요, 위에 말씀드렸듯이 원자재나 반제품 구매는 상경계열 직원들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스펙만 놓고 봤을 땐 이런 곳의 T/O가 멘티님에겐 유리하지요.



2)유통업 구매

유통업을 볼까요? 유통업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일반 소비재를 판매합니다. 일반 소비재는 기술집약적 요소보단 디자인이나 마케팅적 요소가 강하죠. 당연히 시장조사와 협상, 트렌드에 능한 직원을 선호합니다. 이런 곳은 포트폴리오와 면접이 중요할 거예요. 또 하나, 유통업은 구매의 범주에서 '자재 관리'가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합니다.


학문으로의 '구매'는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는 '구매 관리' 가 아닌, 구매한 제품이 출고되기 전까지인 보관과 운송의 포지션이지요. 흔히 생각하는 재고관리의 영역입니다. 보관은 단순해 보이지만 전문적인 영역이에요. 판매 제품의 마진이 10%라고 했을 때 10개의 판매 마진이 창고에서 1개 손실 난 것과 거의 동등한 손익으로 잡히니까요. 때문에 여기서 구매담당 직원에 대한 수요가 발생합니다.


흔히 물류 관련 직원을 뽑지만 실제 하는 일은 재고관리에 무게가 실려 있지요. 멘티님은 여기에도 적합한 스펙을 가지고 있지만, 도심지 근무를 원한다면 크게 추천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쪽 직무는 물류창고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크거든요.


3)건설업 구매

제가 있는 건설업은 구매 직원에 대한 수요가 좀 있는 편입니다. 새로운 자재나 트렌드보다 KS 등 '법률에 의거'한 자재를 구매하기 때문에 자재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떨어져도 절차에 맞춰 요청받은 자재만 구매하면 되거든요.


대신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종류의 품목을 구매하는데요, 하도급법 등 법률적 이슈와 부정 청탁 등의 이슈가 늘 존재하기 때문에 신뢰감 있고 진중한 스타일의 직원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자재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현장에서 순환보직으로 데려오는 경우도 많고요.


현재 건설시장의 호황이 시작되어서 신입에 대한 수요가 많으니 이쪽 시장을 노려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단점은 계속 본사 근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근무도 가능하다는 점. 언제든 지방 오지로 발령날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하지요.


©Christopher Burns


산업 특화된 직무 습득을 추천드려요

직무 역량을 어떻게 쌓았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학생활동, 아르바이트 등에 특화된 인재였습니다. 학생활동만 놓고 보면 1년 중 300일 가까이 집에 안 갔을 정도지요. 장학증서로 증명할 수 있는 직책만 10개 가까이 되겠네요. 이러다 보니 고정된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어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진짜 어마 무시하게 했습니다. 심야 도로공사부터 고위 공무원 집체교육 실무 간사 등 툭 찌르면 이야기가 술술 나올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이었죠.


근데 꼭 이런 스타일의 사람만 회사에 입사하는 건 아닙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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