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라떼'가 아니다

조언 자체가 꼰대가 된 이유

by 헌이

1. 조언이 꼰대가 되어버린 시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꼰대는 '라떼는 말이야'를 외치며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들을 지칭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옛이야기'를 넘어, 조언 자체를 꼰대라고 치부하는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어떤 조언이든 무조건 '꼰대야'라고 말하죠.


지금은 희미해진 단어지만, 한때는 매우 유행했던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멘토"입니다. 멘토를 만드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었죠. 물론 저 역시 멘토는 없었습니다. 멘토는 특정 한 사람을 지칭하지만, 저는 특별히 '멘토'라 부를 만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여러 선배, 후배들의 이야기를 조합하면 한 명의 멘토가 만들어집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조언이란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2. 흘려들었던 조언이 경험이 되는 순간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세상을 알아가게 됩니다.

온전히 나의 노력과 경험으로 알게 된 것들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전에 선배들이 해줬었던 조언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당시엔 그저 흘려들었던 조언들이, 시간이 지나 나의 경험이 되면서 비로소 이해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그 조언을 조금만 빨리 이해했었더라면 좀 더 다르게 움직일 수 있었을 텐데. 나의 이해력이 부족해서 받아들이지 못한 것들이 못내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3. 조언을 무시하는 자와 영웅담을 늘어놓는 자

조언을 무조건 꼰대라면서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잘 관찰해 보면 자신의 생각과 말이 곧 정답이고 진리라는 확신을 가진 경향이 짙습니다.


그래서 자신과 조금만 의견이 달라도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고, 상대방이 자신보다 연장자이면 무조건 꼰대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의 갇혀버린 세상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린 것이죠.


물론 조언을 해줬던 선배들이 모두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내 상황과 맞지 않아 넘겼던 이야기를, 왜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냐며 핀잔을 주고, 심지어는 제가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답답해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짜증이 났던 경험도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우선이라,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경험담을 영웅담처럼 늘어놓던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의 그러한 행태는 지금도 비판합니다.


4. 성숙한 조언 문화를 위한 제언


하지만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조언 자체가 절대 꼰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조언이 성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조언을 무조건 꼰대라고 생각하고 무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조언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다만, 우리 모두 조언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언을 하는 사람의 자세


우선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자신의 입장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적절한 이야기를 적절한 타이밍에 해야 합니다. 그래서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의 세세한 상황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겪었던 경험과 상대방이 겪고 있는 상황이 유사한 상황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내 이야기를 마치 정답인 양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조언을 듣는 사람의 자세


조언을 듣는 사람은 첫 번째로 '자신의 기준에 맞는 필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저장 장치'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조언이 내 상황과 맞는지 필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곧이곧대로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경청을 잘 한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냥 팔랑귀라고 할 뿐입니다.


그러면 경청을 잘 하는 사람과 팔랑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기준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이야기를 경청해서 듣되, 자신의 상황과 맞는 것인지 생각하고 이에 맞는 것들만 필터링해서 담아 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경청입니다.


그리고 당장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나중에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들은 따로 저장해놓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람 사는 인생, 대부분 비슷합니다. 단지 나보다 먼저 경험을 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오히려 대단한 사람들이 하는 조언보다 때로는 내 주변 선배들의 조언이 더욱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들 또한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조언 자체를 꼰대라면서 무시하고 폄하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이제 조언을 하는 사람도, 조언을 듣는 사람도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언의 문화가 성숙해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결국, 조언은 그 자체로 의미를 잃은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태도와 전달하는 방식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