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차 백엔드 개발자에서 교육자가 된, 다하라
집은 정말 잠만 자고 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더 일에 몰입을 했던 것 같고 시간도 더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은 고양이 밥 주러 가야 되기 때문에 거의 저녁 약속도 안 잡아요. 저도 이제 챙길 고양이가 생긴 거죠. 챙길 가정이 생긴 거죠. 저의 책임이 생긴 거죠.
따뜻한 성격이라고 했을 때랑 따뜻한 성질이라고 했을 때 느낌이 좀 다르지 않나요? 저는 따뜻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항상 온화한 사람이라고 하기엔 문제가 있지만 저보다 약한 사람한테 조금 약해요. 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니까.
어렸을 때부터 체력적으로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진을 많이 해서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다 소진하고 깨달았을 때는 길에서 막 쓰러지고 그런 상황들이 벌어지니까 그때부터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제때 규칙적으로 밥 먹고.
오늘 아이티백 다하라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개발도 하면서 지금은 개발 교육 회사인 코드스쿼드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요. 개발하고 인프라 쪽 담당하고 있고 저희가 교육하는 회사다 보니까 학생들 교육도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다가 교육자로 전환했다고 보면 되나요?
맞아요.
몇 년이나 하셨어요?
제가 문과가 개발자로 변경하는 거의 1세대였거든요. 학교를 역사 전공으로 졸업하고 박물관에서 기획을 하고 있었는데, 전시 기획 쪽을 일을 하고 있었는데 교내에 박물관에 채용이 됐어요. 근데 그거를 몇 번 하다 보니까 좋게 얘기하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심, 모험심이 생긴 것 같고 나쁘게 얘기하면은 오래 하나를 못해서요. 그만두고 나도 스타트업에서 개발을 해보면, 정확하게는 개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었고 정확하게는 나도 스타트업을 차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사업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근데 정신을 차리니까 개발자가 되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정신만 차리면 개발자가 되는 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처음에는 기획 쪽을 열심히 두들겨 보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냥 일단은 저는 어쨌든 제가 했던 전공을 살린 케이스다 보니까 박물관에서 커리어를 계속 쌓아가는 거는 길이 보이는데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걸 만져본 적이 없어. 그러니까 기획이라는 걸 본 적도 없어,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러니까 이렇게 수소문을 하다가 이거는 내가 완전 생짜로 신입 취업을 해도 그건 안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 되지. 회사는 계속 다니는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되지라고 하고 있을 때쯤에 NHN 넥스트라고 코드스쿼드 분들이 하시는 거기에 우연히 아주 우연히 광고를 보게 돼요.
그럴 수 있죠. 광고는 보통 우연히 보죠.
그때 당시에 네이버 본사에서 소개하는 세션을 되게 크게 가졌어요. 그린팩토리에서 가졌는데 심장이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하면서 나온 거예요. 그래서 지원서 쓰고 시험 보고 결과적으로는 시험 통과해서 거기 NHN NEXT에 입학을 했고 거기에서도 저는 창업 트랙을 타고 싶었던 거였는데 개발을 못하면 일단 거기까지 갈 수가 없는 코스를 들어갈 때까지 1년을 버틸 수가 없는 거예요. 무조건 개발은 당연히 하고 시작하는 거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개발을 하기 시작하다가 정신을 차리니까 개발자밖에 못 했더라고요.
NHN 넥스트는 개발 베이스가 하나도 없는 사람들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어요? 그러면 처음부터 개발을 배우신 거네요. 그게 적성에 맞으셨어요?
아니요.
근데 어떻게 개발자가 되셨어요?
열심히 했어요.
어떤 시험을 본 거예요? 개발을 모르는 사람들이 거기 합격을 했다고 하면?
설명하기는 애매한데 구술 수리시험? 객관식 시험도 있었는데 기억이 굉장히 뚜렷이 남는 건 2 대 1로 제가 혼자 들어가서 푼 문제들, 주관식 문제들에 대해서 질문을 하면 답변을 하는 거예요. 왜 거기까지 갔는지를 설명을 하면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저같이 수학을 이과를 전공하지도 않았겠죠. 저는 그래서 이과를 전공도 안 한 사람이라도 설명을 할 수 있으면은 왜 이 답이 나왔는지만 설명하면 되더라고요.
문제를 좀 상상해 볼 수 있을까요? 수학적인 머리가 필요한 문제였어요?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너무 기억이 안 나는데 예전에 저희 학교에 교수님 중에 한 분이 다섯 문제가 있었는데 다들 다른 문제를 풀긴 했어요.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그중에 4번 문제가 정확하게 자기가 낸 거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그거 친구 짝짓기 이런 거, 친구 페어링하기 뭐 이런 거 아니었나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맞다고 근데 그걸 푼 사람은 다 합격했다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나 그거 풀었는데 그랬더니 네가? 그때까지만 해도 기억이 좀 생생할 때라 설명을 했는데 되게 그분은 수학적으로 접근을 하시는 거고 저는 그냥 직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것 같아요. 근데 문제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결국은 구두로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던 것 같아요.
개발자로 회사 소속으로 일하신 거예요? 그렇게 해서 개발자로 사는 삶은 좋았나요?
여러 가지가 다른 것 같아요. NHN NEXT 자체가 고등학교 2학년인데 과고를 조기 졸업하고 들어온 친구가 있고 위로는 제일 나이 많은 35살인 오빠가 있어요. 저는 거의 정중앙 정도에 있는 수준이었어요. 저는 그전에 회사를 다녔던 경력이 있다 보니까 물론 롤이 너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할 수도 없고 크기도 너무 다르고 한데 콕 집어 비교하기는 좀 어렵고 그냥 이미 그전에는 대학교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역사 박물관이 있었거든요. 역사박물관에 직원들 플러스 교직원 그러니까 교수님 석사 박사 하시는 분들이 거기 다 임원으로 계시니까 그분들 다 합쳐도 20명이 안 넘어가는데 갑자기 몇천 명이 넘는 회사로 옮겨간 거예요. 그런 거에서 오는 차이가 되게 많이 컸던 것 같고 회사의 사이즈 차이 이런 걸 따지기 이전에 직종이 너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많이 달랐죠.
전시 기획하다가 개발자로서 처음 간 회사는 몇천 명이 넘는 수준 규모의 큰 회사였던 거예요? 그럼 엄청 실력이 좋았나 봐요.
아니 또 그렇지도 않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때 당시에는 나름대로 여러 군데 원서를 냈고 그냥 우연히 그중에서 제일 좋은 데가 됐더라고요. 안 낸 데도 많고 연봉 협상이 안 된 경우도 많고 저는 어쨌든 고배는 많이 마셨어요. 한 방에 된 건 아니었고 근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제일 마지막에 좋은데가 붙었어요.
운이 좋네요. 다하라님은 백엔드 개발하신 거예요?
NHN NEXT에서는 프론트엔드 개발도 같이 공부를 하긴 했었는데 그 이후로 직종 자체가 백엔드로 취업을 하고 그 이후로는 프론트와는 인연이 없는 삶을 살게 돼요.
그러면 둘 다 가능했던 거고 취업 성공한 회사에서 백엔드를 했기 때문에 그냥 계속 백엔드를 한 거지. 거기가 만약에 프론트였으면 프론트엔드를 했을 수도 있네요.
그전에 합격했던 회사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구하는 회사였고 그쪽에서는 프론트 커리어를 갈 예정이었는데 HR의 농간으로 제가 빈정이 상해가지고. 합격을 했고 보수나 이런 것에 대한 안내 메일이 오잖아요. 근데 안 오는 거예요. 그래서 언제 보내주시냐고 그랬더니 기다려 달래요. 자기네 공채를 이번에 할 건데 이 공채 끝나고 같이 보내려고 하는 느낌인 거예요. 지금은 뉘앙스가 기억이 안 나지만 그 사이에 저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지금 나한테 확정을 해 주고 사인을 한 게 아니니까. 그럼 나는 계속 원서 지원을 해야겠네. 그러고 지원을 하다가 다른 데서 전형이 더 먼저 끝난 거예요. 그래서 잘 됐다. 제가 이렇게 돼 가지고 그냥 괄호 열고 빈정이 상해서 그래서 부득이하게 그렇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저를 뽑기로 했던 실무자하고 인사도 다 하고 이미 개인적으로 이메일 주고받으면서 공부할 거 이런 거 얘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되게 민망한 상황이 된 건 맞는데 이건 100% 인사팀 잘못이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보냈더니 저희 조건 받아보시면 실망하지 않으실 거라고 그게 더 싫더라고요. 그냥 우리가 계획이 원래 이때까지 보는 거라서 너는 수시 합격이니까 그걸 못했다라고 얘기하면 모르겠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내미는게 별로였어요.
보통 백엔드는 컴공 출신이 많은데 문과 출신에서 그렇게 가신 것도 놀랍고 둘 다 너무 잘 합격하신 게 너무 신기해요.
제가 NHN NEXT의 1기였거든요. 근데 거기에서 제가 꼴찌였어요. 참고로 제가 처음부터 꼴찌는 아니었어요. 저랑 같이 마지막까지 우리 꼴찌네 이러고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 국문과였어요. 니가 먼저 나갈까 내가 먼저 나갈까? NHN NEXT 같은 경우에는 지금의 코드스쿼드랑 분위기가 비슷한 데가 있어서 잘 하는 친구들이 리딩을 해 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네가 설명하는 게 나한테는 와닿지 않는 거예요. 저도 약간 충격적이긴 한 게 아직도 생각나는 것 중에 하나가 행렬의 곱을 중학생 때 배워요. 근데 저는 대학 다니고 일하고 하는 동안 기억에서 완전 그러니까 행렬의 곱을 배운 적이 없는 건 아니야. 그런데 그거를 해야 되는데 제가 다 까먹은 거예요. 근데 예를 들어서 지금 수능을 치고 온 친구들은 당연히 아는 거죠.
NHN NEXT가 1기가 끝이었죠?
아니요. 2기까지 정확하게는 똑같은 커리큘럼으로는 2기까지가 끝이었고 3기부터는 회사에서 골라준 인재, 소수 인원으로 조금 하긴 했는데 정규 교과 과정으로는 2기가 끝이었어요.
개발자로 계속 일하다가 교육을 다시 하셨어요 계기가 있나요?
되게 복합적이었던 것 같아요. 전 회사에서 매니저가 ‘너는 일을 안 하네’라는 피드백을 저한테 평가를 준 거예요. 그래서 너무 당황해가지고 저는 살면서 지금까지 어디 가서 니가 일을 안 한다, 성실하지 않다 이런 평가를 받아본 게 생전 처음이어서 깃헙 엔터프라이즈 기록을 다 들고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러이러한 상황인데 우리가 프로젝트가 엎어지지 않았냐 그래서 이게 마스터 브랜치에 들어가지를 못해서 네가 봤을 때는 내가 아무것도 커밋한 기록이 없지만 여기 보면 커밋이 다 있다. 그래서 일을 안 한 건 아니고 이게 엎어졌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엎어져서 나의 기록이 니가 볼 때는 안 보인 거다라고 해명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너무 큰 충격을 받은 거예요. 아무리 내가 기록이 없기로서니 이 사람이 나를 평가할 때 너는 자료가 없어서 평가를 못하겠어라고 할 만큼 내가 내 상사에게 아무것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구나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저는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그냥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어서 살면서 그런 얘기를 처음 들어봐가지고 너무 놀란 거예요. 그래서 약간 현타가 와서 팀을 옮길까 회사로 옮길까 어떻게 해야 되지라고 하는 중에 제가 그때 당시만 해도 해외 진출이 꿈이어 가지고 해외로 나갈 단계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OOO 코리아에서 사람을 구하는데 개발자를 구한다. 근데 개발자 개발을 할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니고 교육을 할 사람은 개발자인 교육을 할 사람을 구한다고 된 거예요. 그래서 지원을 했는데 또 지금 생각해 보면 컬처 핏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잘 굴리는 회사와 잘 구르는 사람이 만나서 잘 굴렀죠.
개발자인 교육자를 원한다라고 했을 때 내가 뭔가를 가르쳐야 되겠구나 가르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잖아요.
솔직히 제가 가르칠 수 있겠구나는 아니었던 것 같고 난 여기를 밟고 해외로 나가야지가 저의 목표였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은 그때 당시에 트럼프가 되고 이러면서 지금 제가 웃기다고 한 이유가 뭐냐면 상황이 지금하고 똑같아요. 트럼프가 되면서 비자가 축소 되면서 그게 좀 힘들어진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지라고 생각하던 중에 여기에서 근무를 몇 년 이상 하면은 주재원 비자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계산을 하고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던 거였는데 그런 계획을 가지고 지원을 한 거였고 교육 자체에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붙으면은 걔네도 저를 뽑는 거잖아요. 본인들이 뽑으면은 할 수 있는 거고 안 뽑으면 안 되겠다 싶었나 보지 생각했어요.
다하라님이 살면서 이건 가장 쉬웠다 한게 있나요?
항상 기지는 않았는데요. OMR 카드를 그리기 시작할 시점부터 기기 시작했어요. 제 생각에는 학교를 안 다녔으면 제가 정신적으로 조금 더 훨씬 안전하게 안전하게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다. 안정적으로 살았을 것 같아요. 저는 기본적으로 권위가 있는 상황에 제가 굉장히 취약한 사람인 걸 저도 이제 다 컸으니까 얘기할 수 있는 건데 선생님하고 싸우고.. 그러니까 저는 나름대로는 선생님 항상 존중했다고 생각하는데 자기들 입장에서는 제가 드센 애인 거예요. 그래서 잘 맞는 선생님도 물론 있었지만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힘들었어요.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적게 벌고 적게 일하자 진짜 진심으로요?
이전 회사에서 많이 일하고 많이 벌었어요. 그 과정에서 컬처 핏이 굉장히 잘 맞았다고 했잖아요. 저의 사생활이 전혀 없는 상태로 거의 일만 하면서 살아가지고 그거 때문에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근데 반 정도는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성향과 반 정도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였던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강박, 불안, 완벽주의 때문에 오는 강박 이게 좀 심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병원에 좀 다녔고 지금도 다니고 있어요.
지금도 많이 벌고 많이 일해요?
아니요. 지금은 그때랑 비교하면은 제가 병이 생겼어요. 비교를 하자면 그때는 제가 고양이를 안 키워서 퇴근 시간이라는 게 제가 결정하는 거였거든요. 주말도 당연히 제가 원한다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일을 안 한다면 내가 자기 개발을 하는 시간이었던 거였고 그런 게 있었는데 제가 이제 치료가 되면서 회사 업무 시간 10 to 7인데 10 to 7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일을 못하는 병에 걸렸어요.
병이라고 할 수 있나요?
제가 마감을 못 맞추면은 야근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약속된 시간이 있는 건 근데 그걸 못하는 병에 걸려서 그냥 마감을 못하는 사람이 됐어요. 맨날 늦게 끝나는 사람이 됐습니다.
일할 때 듣고 싶은 말은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이러면 더 잘함이에요.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랑 충돌하게 되는 경우 없나요?
항상 합니다.
어떤 게 더 이기죠?
지금은 의식적으로 항상 덜 하려고 하는 쪽에 가깝고 다 커트 커트 커트 커트 그리고 예를 들면 대인관계도 커트 정말 많이 쳐냈고 정말 그냥 쉽게 얘기하면은 예전에는 내가 10점이라고 한다면 1, 2점 정도 친한 사람이랑 만나서 교류해 볼 수 있는 거잖아요. 나랑 잘 맞을 수도 있는 거고 좋은 얘기를 들을 수도 있는 거고 모르는 사람들과 모임에도 나가 볼 수 있는 거고 근데 그런 종류의 에너지를 전부 다 컷 해버렸고 일도 마찬가지로 정말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라면 모르겠는데 다 잘라내버리고 개인적으로도 에너지가 드는 모든 일을 다 끊어냈어요.
그런데 여기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큰 용기 냈어요. 제가 오늘 걸어오면서 이걸 어떡하지
삶이나 일하는 방식과 태도를 바꾸게 된 계기가 이전에 너무 몰입해서 일하다 오는 스트레스나 힘든 점 때문에 달라져야 되겠다라고 생각 하신 거예요?
상황이 좀 나빠졌어요. 성격이 나빠졌어요. 그게 증거 자료들이 다 있는 게 예를 들면 그전에 다녔던 회사는 외국계 회사이기 때문에 제가 매니저를 블레임하거나 동료를 블레임하는 상황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문제가 안 돼요. 근데 다 지나고 났기 때문에 알게 된 건데 예를 들면은 요새 아이폰에서 사진에서 문자 검색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 이름을 사진첩에서 검색을 하면은 그 이름이 들어가 있는 텍스트가 들어가 있는 사진들이 다 걸려 나와요. 그걸 몰랐는데 우연히 했다가 어 이게 뭐지 하고 보니까 제가 너무 막 부들부들 떨면서 썼던 메일들을 제가 막 찍어놓은 거예요. 제가 쓴 메일들을 찍어놓은 걸 봤는데 얘가 이렇게 일을 안 하고 쟤가 저렇게 일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이걸 하겠냐 너는 나한테 내가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준 게 뭐냐 그러면서 근데 그게 한 건이 아니고 여러 건이 있는 거예요.
그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내가 화난 걸 알려주기 위해서 아니면 그 친구가 얼마나 일을 못하고 안 하는지를 다른 사람도 알게 하고 싶어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이미 다들 알고는 있었는데 쉽게 얘기하면 모두들 쟤 일을 잘 안 해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인데 저는 거기에서 그 버튼이 많이 심하게 눌리는 거예요. 보통 사람들은 스트레스 안 받고 쟤 왜 저래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일을 저는 얘를 쥐 잡듯이 잡는 거예요. 예를 들면 그 사람이 초반에 같이 일을 할 때 보면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저도 상태가 좋고 이 사람도 초반에는 그렇게 일을 막 안 하거나 이러진 않으니까 저도 상태가 좋고 그 사람들 그 사람하고 교류했던 기록들을 보면은 천사가 따로 없는 거예요. 나 왜 이랬지 막 이러면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이분도 변했고 저는 예민 폭발하기 직전 상태가 되니까 사람이 약간 변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되었나요?
이제 많이 그래도 여유가 생겼어요. 원래 여유가 좀 있는 편이긴 한데 그 여유를 모두 잃었다가 다시 좀 찾았어요. 정말 그때 회사도 잘 그만둔 것 같고 치료도 잘 받은 것 같고
그래서 어떠세요? 지금 만족하세요?
일 업무량 에 대해서는 그전에 일하던 회사하고 비교할 수가 없죠. 물론 그만큼 다르지만 종류도 하는 일도 다르고 어쨌든 다르긴 하지만 그때에는 제가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제가 고양이를 키우기 전이었거든요. 제가 가정이라는 게 아예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집은 정말 잠만 자고 나가는 거예요. 그래서 더 일에 몰입을 했던 것 같고 시간도 더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일정한 시간이 되면은 고양이 밥 주러 가야 되는데 이런 게 있기 때문에 그리고 거의 저녁 약속도 안 잡아요. 그래서 고양이 밥 주고 아침에 밥 주고 뭐 이렇게 해야 되는 게 저도 이제 챙길 고양이가 생긴 거죠. 챙길 가정이 생긴 거죠. 저의 책임이 생긴 거죠.
일부러 고양이를 들인 거예요?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어서?
두 가지 유형인데 하나는 나는 해외로 나가는 거는 접겠다의 의미에서 고양이 입양도 있었고 두 번째로는 이 친구하고 집에서 같이 살아보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근데 휴직 중에 데리고 왔어요. 근데 복직을 했더니 애를 제가 갖고 굶기더라고요. 제가 집에 못 들어가니까 그러니까 기억이 안 나요. 그래서 지금은 아예 고양이 밥 주는 시간을 알람으로 맞춰 놓거든요. 예를 들면 7시 반에 고양이 밥을 줘야 되는데 그냥 너무 습관적으로 저녁 먹고 일할까 이러면 저녁 먹고 일하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모습이 따뜻한 성질? 근데 따뜻한 성질이라는 건 뭘까요?
따뜻한 성격이라고 했을 때랑 따뜻한 성질이라고 했을 때 느낌이 어쨌든 뉘앙스가 좀 다르지 않나요? 저는 따뜻한 성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일단 기본적으로 항상 온화한 사람이라고 하기엔 문제가 있고 하지만 조금 더 냉정하게 얘기하면 저보다 약한 사람한테 조금 약해요. 예를 들면 선생님, 선배 막 이러면 들이받는데 밑으로는 그걸 못하는 거예요. 뭔가 잘해줘야 될 것 같고 그러니까 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니까. 선생님은 약간 많이 들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제가 들이받았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돌이켜보면 선생님들이 정말 힘드셨나보다 그런 얘기를 할 정도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교육하시는데 선생님 너무 잘 맞으시겠다.
대신에 그만큼 제가 신경 쓰고 싶은 사람이 많은 거죠. 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더 밀어주면은 아니면 얘는 이렇게 당겨주면 얘는 여기 튀어나온 걸 이렇게 당기면 될 것 같은데 약간 이런 느낌들을 받을 때 좀 더 그렇고 제 학생들이 들으면 안 되긴 하는데 진짜 미안한 얘기지만 여학생들한테 아무래도 눈이 더 가요. 근데 백엔드의 특성상 다 남자잖아요. 그러면은 이게 편애가 되는 거더라고요. 열 몇 명 가운데 소수 인원만 여자이기 때문에 이게 편애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MBTI의 가장 강력한 게 P라고 하셨는데 생각나면 급발진한다 한다 그게 P인가요?라고 하셨어요. 급발진은 P인가요?
계획 없이 행동력만 좋은 게 필요하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대답을 하기는 했어요.
내가 급발진한다는 걸 스스로 느끼는 거잖아요. 그러면 뭔가 와락 쏟아놓고 내가 급발진했구나 이렇게 느끼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급발진 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어디에 속해요. 다하라님은?
둘 다 안 맞는 것 같고 급발진 막 이렇게 무슨 좋은 예시가 없을까 예시를 생각 안 해본 것 같은데 여행일 수도 있고 옛날에는 그냥 이렇게 여행을 그냥 갑자기 잘 가 가지고 예를 들자면 그런 게 있을 수도 있는 것 같고 사람을 들이받을 때도 계획하지 않고 들이받는 편이예요.
평소에 다른 것도 계획을 잘 안 해요?
루틴한 게 좋은데 루틴하지 않은 거를 하는 건 즐겁거든요. 즐거운데 문제는 제가 실수를 너무 많이 해요. 너무 놓치는 게 많더라고요. 잊어버리고 놓치고 이런 게 많아서 가급적이면 일상적으로는 완전 루틴하게 사는 걸 더 선호하기는 하고 근데 계획이 갑자기 생기면은 그러니까 지금 아직 조금 남아 있는 게 갑자기 막 영화 광고 보다가 영화 재밌어 보이네 그러면은 제일 가까운 표 끊어 제일 가까운 시간표 끊어서 보고 이런 불규칙적인 선택이 갑자기 다 일어날 때가 있는 것 같고 그것도 고양이 때문에 쉽지 않아요.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를 지금 같이 사는 반려동물님이 건강하게 살아 있고 나도 아픈 곳 없이 건강하면 좋겠다라는 게 10년 후의 모습이에요?
건강하면 좋겠어요. 건강을 너무 많이 잃어가지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체력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거를 너무 소진을 많이 해서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그걸 너무 다 소진하고 깨달았을 때는 길에서 막 쓰러지고 그런 상황들이 벌어지니까 그때부터는 이제 좀 정신을 차리고 내가 이미 늦었구나 이미 잃어버렸구나를 알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건강하고 이런 것들을 뒤늦게 소용이 없더라고요. 고양이도 건강하면 좋겠고 저도 건강하면 좋겠어요.
젊었을 땐 건강했어요?
제가 기골이 건장 하니까 뭘 해도 대체로 남학생들하고 경쟁을 하거나 그러다가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확 그게 다 잃어버리고 길에서 쓰러지는 거예요. 그때는 이미 늦은 상태였지만. 근데 그게 면역력이 떨어졌다라는 거는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제때 규칙적으로 밥 먹고. 근데 그게 너무 어이가 없기는 해요. 이렇게 면역력이 떨어지면 나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게 너무
내일 죽어도 안 아까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쓰셨는데 내일 죽어도 안 아까우려면 어떻게 해야 되요?
그냥 그때그때 소소하게 행복한 지점들을 계속 찾고 있어요. 그중에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빠지지 않는 게 점심 메뉴 맛있는 거 먹기. 점심 메뉴를 그냥 누가 먹자고 그래서 그래요. 이렇게 가는 거 절대 원하지 않고 내가 먹고 싶은 거 그리고 그중에서 내가 딱 생각 안 나면 내가 먹고 싶은 게 아니어도 이렇게 의견이 있을 때 그중에서 이거 혹은 제가 사실 맛집 앞에서 기다리기 진짜 싫어하긴 하거든요. 근데 그렇다면 그 옆집이라도 보통 맛집 옆에 비슷한 그래서 되게 소소하게 그렇게 챙기려고 하고 있어요.
오늘 아이티백 나와서 차 한잔 함께 했는데 소감 어떠세요?
시간이 잘 가네요. 아까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갔나 터치해서 봤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되게 걱정하면서 왔는데 그래서 제가 설문 썼던 거를 다시 받아봐야 되나. 너무 오래 전에 있어가지고 기억도 안 나는데, 엄청 걱정하면서 왔거든요. 근데 역시 할 말이 많네요. 생각보다 떠들 말이 많네요. 그래도 꽉 채우고 가는 기분이어서 괜찮아요.
앞으로 개발자로 일하는 많은 IT 여성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 끼치는 좋은 선생님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뚜까, 찌니, 레나, 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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