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에 대한 추억이 소풍에서 어머니로 옮겨갈 나이
점심 식사로 김밥을 먹었다.
예전 같았으면 '김밥으로 때웠다'라고 할 수도 있었겠으나 요즘 김밥은 갖가지 재료들이 들어가 '때웠다'라고 말하기에는 송구스럽다.
지금은 김밥을 즐겨먹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어릴 적의 나는 김밥을 좋아하지 않았다. 까다로운 입맛에 야채가 종합 선물세트로 들어있는 김밥은 친해지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김밥은 주로 소풍 가는 날 주로 먹었다. 그런 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부엌에서 김밥을 말아 썰고 계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김밥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 모습은 참으로 좋았다.
아침부터 고생해서 김밥을 준비해주신 어머니는 그 김밥을 다 먹지 못하고 남겨왔을 때 어떤 마음이셨을까?
나이가 든 지금은 그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 마음을 이제야 알기에 김밥을 좋아하게 된 요즘 고향 집에 갈 때 '먹고 싶은 거 있느냐?'는 어머니의 말씀에 감히 김밥을 말하지는 못한다.
한 번쯤은 직접 김밥을 말아 어머니와 함께 먹으며, 그때의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