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일과 있는 일

기약: 때를 정하여 약속함. 또는 그런 약속. (표준국어대사전)

1형 당뇨병은 (지금으로서는) 나을 기약이 없는 병이다. 처음 진단 받은 뒤, 막막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그거였다. 평생 못 낫는다니.. 

주변 사람들에게 1형 당뇨병에 걸렸다고 하면, 몇명은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그래도 젊으니까 빨리 회복될거야."

"빨리 나을 거야"

그러면 나는 자가면역질환이고 낫는 게 아니라 평생 관리하면서 사는 거다, 그래도 관리 잘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도 1형 당뇨병에 걸리면서 미루던 일들에 기약이 생겼다.

건강검진 제때 제때 하러 가기, 되도록 식사 후에 산책하기, 근력 운동하기, 삼시세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야채 골고루 먹기.

이런 일들의 영향이 전보다 단기간에 나타나고,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서 혈당의 상태가 눈에 보이니까 스스로 때를 정하고 지키게 된다. 

나을 기약 없는 병 덕분에 건강한 행동들을 하는 데 기약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