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담벼락에 남은 낙서
누군가의 이름
서툰 하트 모양
바람에 닳아 흐릿해진 날짜
시간은 아무도 모르게
이름을 지우고
모양을 흐리게 하고
날짜를 잊게 만든다
그러나 낙서는 남아 있다
지워지지 않는 것들
사라지지 않는 것들
나는 그 담벼락 앞에 선다
손끝으로 더듬는다
시간이 지나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것들을
낙서는 낙서일 뿐이지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오래 남는 기억
시간은 모든 것을 삼키지 않는다
가끔은,
손바닥보다 작은 낙서 하나가
세월보다 오래 견디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