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날이나 빈 주머니 손 찌르고 당신과 걷고 싶습니다
당신과 걷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걷고 싶습니다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야트막한 능선 따라
어깨 닿을 듯 좁은 길을
당신과 걷고 싶습니다
심심풀이 풀꽃 향기 씹으며
물소리 나는 냇가 따라
아무도 알지 못하는
하늘과 만나는 길을
당신과 걷고 싶습니다
걷다 힘들면
당신 기다리는 모양으로
몇 번을 뒤돌아 보며
내 마음 만들어 놓은 길
당신도 나도 눈치채지 못할
나지막한 미소로 걷고 싶습니다
눈 부신 햇볕 어깨 메고
물길처럼 사라지는 길을
아무 날이나
빈 주머니 손 찌르고
당신과 걷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