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토록 Jan 09. 2023

공연기획자 되려면 어떤 전공이 가장 유리할까요

10여 년 넘게 공연기획자로 살아오면서 공연계 입문을 바라는 자녀들의 학부모들 상담 요청이 가끔 있다. 특히 어떤 전공이 가장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 포털 내 지식인을 통해서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많. 현재의 성적은 어떻고, 관련 학과 합격 가능선은 이런데, 취업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지는 무엇이겠냐고.



이때 는 앞으로 공연기획자가 되는 데 있어 굳이 연극영화과 관련 전공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그 하나만은 분명히 얘기한다. 가장 먼저!



단, 무대 관련 크리에이터 쪽으로 진로를 희망한다면 당연히 관련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말한다. 아무리 현장 경험을 강조하는 곳이지만 크리에이터에게는 ‘전문성’이 요구되니까.



해당 분야의 이론에 대해서 꽤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주목받는 크리에이터들의 상당수가 유학파이기도 다.



하지만 그 외 공연업계 업무는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배우는 게 90% 이상다. 그러니 학교 네임에 너무 연연할 필요도 없고, 또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듯 너무 스펙 쌓는 일에 몰두하지 않아도 다.



더욱 반가운 것은, 민간기업에 비해 학력 부분이 중요시되던 문예회관에서도 최근에는 '블라인드 채용'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능력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니 에비 공연기획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취준생들처럼 하는 노력들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세계는 단언컨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고의 폭이 넓은 사람이 훨씬 더 환영받고 있다.



그 이유는 생각의 유연함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깊을수록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많은 사람들과의 협업에서 혼자 튀지 않기 때문이다.



똑똑함보다는 지혜로움이 더 요구되며, 탁월한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신뢰감이 쌓이는 독특한 조직이라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다.



채용 공고가 많이 올라오는 시기 취업 관련한 일대일 컨설팅 문의가 많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역시나 신입 선발 시, 여러 기관에서 지원 자격 요건에 '공연 관련 경험자 우대'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공연업계 일정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고, 늘 시간에 쫓기다 보니 신입으로 들어온 후배들에게 여유롭게 일을 가르쳐 줄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현장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보다 빠르게 호흡을 맞춰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으니까.



그래서인지 비전공자들은 학점은행제 등의 교육 과정을 이수하거나 관련 아카데미를 등록해서라도 현장 경험을 쌓기를 바라는 걸 볼 수 있다. 또 현업 종사자들과의 접점을 통해 취업의 기회를 노리는 거다. 과거의 처럼.



하지만 관련 교육기관이 모든 수강생들의 취업을 다 책임져줄 수는 없다. 실제로 현직자들이 강의에 나선다 해도 개인을 피력할 수 있는 기회도 그리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결국 본인이 얼마나 부지런히, 적극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지가 가장 중요다. 사소한 업무라 해도 일단 시작해 현장의 분위기를 익히고, 현업 종사자들과의 관계 형성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공연기획자의 업무 범위는 상당히 넓. 하나의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다. 무형의 아이디어를 콘텐츠화해 완성된 하나의 이야기로 무대 위에 선보이고, 그것을 마무리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조직의 규모에 따라 각각의 업무가 세분화되어 담당자가 따로 배정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다른 성격의 업무를 혼자 도맡아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꽤 많. 없는 제작비를 쪼개고 쪼개다 보면, 결국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



이 말인즉슨, 투입되는 인력을 줄여 소수의 인원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데, 결국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는 상황인 다. 사실, 이런 인재를 바라는 대표들이 꽤 많다.



물론 하나의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전문성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은 열악한 공연계 현실을 감안해 당장에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그들(조직)의 입장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장점과 끼를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이유로 는 공연계 입문을 바라는 이들에게 전공 유무 상관없이 언어 관련 분야를 미리미리 준비해 두라는 이야기를 많이 다. 어떤 면에서는 언어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일단 다양한 문학작품을 접할 수 있어 식견을 넓힐 수 있고,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모든 것이 콘텐츠 기획 시에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또 K-콘텐츠의 영향력이 글로벌화되고 있다. 해외 투어 또는 라이선스 관련한 업무도 상당히 늘고 있고. 이에 영어는 기본, 중국어 등의 제2외국어를 잘 익혀 두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몇 년 전부터 중국 공연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막강한 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중국 공연 시장에서 언제 '내 능력'을 필요로 할지 모를 일이다.



또한 기획자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다. 이를 위해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다양한 언어 구사력을 갖추고, 논리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다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해두기바란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단하게라도 메모해 두는 습관, 그리고 평소에 책을 읽거나, 일상의 대화 속에서 귀에 꽂히는 좋은 표현들이나 예쁜 문구들이 있다면, 그냥 흘러가게 놔두지 말고 꼭 기록해 두자.



블로그나 SNS 운영을 좀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 포스팅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에 반응하는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에 자연스럽게 눈을 뜨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든, 관심 분야의 이야기든 꾸준한 노출을 위해서는 이미지나 문구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콘텐츠 기획"이 별 건가.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대중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시대의 트렌드를 알게 되고, 거기에서 '나'를 더 돋보이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그런 과정 속에서 기획적 사고를 기를 수 있.



공연은 정서에 호소하는 예술이다. 무대 위에 펼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작업이다. 그러니 대중의 마음에 닿아 가치가 생길 수 있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 이제 마무리!



공연기획자를 꿈꾸는 수험생은 대학 전공 선택 시, 너무 공연 관련 학과로만 선택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 없. 물론 공연 관련 학과에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현재 성적 등과 관련하여 그게 여의치 않다면 너무 걱정하거나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는 얘기다.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도 공연예술계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비전공으로 공연계 입문을 준비하고 있다면 일단 경험을 많이 쌓아두길 바란. 이왕이면 적은 금액이라도 페이를 받고 일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좋다.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연계 관련 일자리는 예술경영지원센터(https://www.gokams.or.kr/01_news/job_list_new.aspx) 또는 오티알(https://otr.co.kr/job/)에 가장 많이 올라오니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교육기관이나 일자리를 구할 때, 선뜻 결정이 어렵거나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내게 물어봐도 좋다. 업계에 있다고 해서 모든 기업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최악의 선택은 하지 않도록 도와줄 순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