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이었다. 평소에 하지 않는 것들을 하는 것이 역시 나에게는 안 맞았나 보다. 누군가 나에게 조금 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고 이런저런 친분 관계도 만들어 가야 내 병에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아마도 설날 아침이 그런 사소한 친분 관계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설날 아침 부모님께 안부 인사를 전했다. 아주 자연스럽게 아이의 소식을 물어보신 다. 함께 있지 않기에 에둘러서 핑계를 댄다. 나도 아이가 보고 싶어 또 목소리가 듣고 싶어 통화를 시도해 보려 했다. 통화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나에게 아프지 말라 했다. 그런데 오늘은 또 아파 올 것 같다. 아이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에겐 명절이라는 것은 봉합되지 않는 상처를 헤 집는 그런 날인가 보다.
사람들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고 아주 예전에 교육을 받았던 교육생들에게 까지 새해 인사를 건넸다. 반갑지 않은 답변이 오기도 했고 나를 걱정해 주는 답변들도 다시 돌아왔다.
또 다른 일거리를 찾아 일을 했다. 나는 오늘 당장 돈이 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돈이 마련되지는 않았다. 새해 첫날부터 나에게 돈을 쓰는 사람들은 없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직업을 갖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돈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다른 일을 진행하고 그러면서 헛된 희망을 갖는다. 사람들은 찰나의 희망에 돈을 쓴다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그 찰나의 희망을 누군가에게 보여 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