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나는
오늘의 해를 가득히 담고
땅이 머금은 수분을
힘껏 빨아올려내는
초록의 청정한 수고를 해낼 뿐이다.
그렇게 나도 모르는
수백의 해를 지나다 보면
근처 가마쟁이의 땀내를 맡고
길을 내는 일꾼의 기합을 듣고
비바람에 스러진 친구의 주검을 바라보며
한때는 마을이었던 이 동네를
스쳐간 사람들과
지금은 숲길을 걷는 사람들의
긴 호흡을 내어 주는 나의 오늘이
한 자리에서
커다란
이야기가 돼버린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