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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28. 2020

혼자만의 공간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은 몸과 마음, 영혼을 채우는 시간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확진자는 자택격리를 합니다.

저희 집을 보면 건강한 사람도 자연스럽게 자택격리가 됩니다.

학교는 개학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집에 있고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엄마도 집에 있습니다.

평상시처럼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다닐 수 없어서 답답하지만

'휴식'의 관점에서 보면 집에 머무는 게 꼭 나쁜 건 아닙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카리브해 지역 섬 원주민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마친 후에 가족, 친구들과 함께 ‘라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받는다고 믿으며 성장했습니다.

이들에게 ‘라임하다(liming)’라는 말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죄책감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건전한 일을 하는 것으로 통합니다. (※요즘 뉴스에 나오는 금융계 라임 사태와는 다른 의미니 혼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루 일과가 끝나는 순간부터 일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좋아하는 일을 하며 '라임'합니다.


 

‘라임하다’라는 말은 약 3백 년 전에 생겨났다. 카리브해에 위치한 트리니다드 섬에 살았던 사람들은 처음으로 건강한 유럽인들이 탄 배가 해안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았다.
다른 배들에는 괴혈병을 앓아 죽었거나 죽어가는 유럽인들이 타고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도착한 배에는 라임이 실려 있었고 선원들은 건강했다. 선원들은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항해하는 기간 동안 라임을 먹으며 적당한 휴식을 취했다. 라임이 실려있던 배를 타고 온 선원들은 건강해 보였다. 이때부터 ‘ 라임하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로버트 K 쿠퍼 지음, 윤영호 옮김, 《100퍼센트 인생경영》, (세종서적, 2002), 260쪽


계획을 세워서 일하는 사람은 많지만 계획에 휴식을 넣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주말에 TV를 보거나 잠을 자면서 흘려보낸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주말 내내 아무것도 못했다고 자책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휴식시간을 갖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할 일을 잠시 접어두고 바쁜 일상을 벗어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


PAUSE. 일시정지하는시간은 낭비하는시간이 아니다. 할 일을 잠시 접어두고 바쁜 일상을 벗어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심장병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5년 동안 자주 휴가를 보냈던 사람들은 이후 9년 동안 심장병을 비롯한 다른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았다. 이런 수치는 소득 수준과 건강한 정도에 관계없이 똑같이 나타났다.

로버트 K 쿠퍼 지음, 윤영호 옮김, 《플러스 나인》, (세종서적, 2005), 175쪽


의사를 비롯해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스트레스의 긴장으로 발생하는 질환과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대부분 무시한다. 아무 일도하지 않으면 성과를 올릴 수 없고 시간만 낭비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하던 일을 끝내고 쉬겠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절대로 쉴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해야 할 일은 끝도 없이 나온다.


과거에는 ‘아파도 학교와 직장은 간다’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프면 쉰다’로 바뀌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이런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오늘 안 해도 되니까 내일 하자’는 생각으로 해야 할 일을 잠시 미루는 것과 열심히 일한 후에 죄책감 없이 쉬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오늘 할 일을 오늘 끝내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을 해도 끝나지 않는 일이라면 충분히 쉬고 다음날 다시 열심히 일하는 편이 낫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과 상관없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면 혼자, 격리되어야 한다. 가족이나 동료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기는 어렵다. 혼자 조용히 있는 공간에서 TV, 라디오, 컴퓨터, 스마트폰을 모두 끈다. 우편물, 전단지, 신문, 책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 

최대한 편한 자세로 앉아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일어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이 시간은 몸과 마음, 영혼을 채우는 생산적인 시간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에 익숙해지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할 일이 없을 때 지루하거나 불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휴식시간을 더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요가나 힐링 프로그램을 찾을 필요는 없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시간을 편한 마음으로 보내기만 해도 휴식의 효과는 나타난다.



출처

정경수 지음, 《휴식,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다》, (큰그림, 2017), 126~128쪽


참고문헌

로버트 K 쿠퍼 지음, 윤영호 옮김, 《100퍼센트 인생경영》, (세종서적, 2002), 260쪽

로버트 K 쿠퍼 지음, 윤영호 옮김, 《플러스 나인》, (세종서적, 2005),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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