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직장을 나와서 디자인 스튜디오 TENT를 설립한 《아이디어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의 지은이 아오키 료사쿠는 아직 불이 나지 않은 배의 갑판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 열망을 꿈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작 과정은 어렵지 않다.
요즘은 아웃소싱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직접 생산 설비를 들여놓을 필요도 없다.
다음 네 단계를 거치면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다.
제품을 만들 공장을 찾는다.
설계도, 제작 사양 등의 자료를 보내고 견적을 받는다.
견적과 제작 기간(납기)을 확인한다.
발주한다.
이 순서로 진행하면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탄생한다.
이게 전부다.
유통과 판매, 이익까지 생각한다면 단계가 더 늘어난다.
그만큼 생각도 더 많이 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만드는 데까지만 생각해 보자.
많은 사람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상품으로 만들지 못한다.
장애물이 있어서 그렇다. 모두가 짐작할 것이다.
장애물은 바로 ‘시간과 돈’이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제품으로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돈이 들어간다는 현실에 직면하는 순간 멈춘다.
손실을 회피하려는 성향 때문이다. 대부분 그렇다.
“회사 일이나 열심히 하자.”
여기서 내 힘으로 제품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한 사람은 ‘내 돈으로 만들어볼까?’ 혹은 ‘투자해 줄 사람을 찾아볼까?’라는 생각을 한다.
대출을 알아보려고 금융기관을 찾아가거나 내 아이디어에 투자할 사람, 투자할 회사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좀처럼 투자하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내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만나기 어렵다.
수백만 원, 혹은 수천만 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 불확실성이 해소된다.
리스크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해진다.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다면 제작하면 된다.
리스크를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다면 투자자, 함께할 동료, 돈을 구할 방법을 생각한다.
그렇게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견적을 받는 단계까지는 돈이 들지 않는다.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소량 생산하는 방법도 있다.
이 책에 ‘견적과 마주하는 요령’이 나온다. 꽤나 적나라하다.
일을 하면서 복수의 견적을 받아서 비용을 줄여본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다.
지은이는 꿈을 꿈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견적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들어줄 공장을 찾아서 견적을 요청하고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을 확인한다.
견적을 받고 대부분 하는 말은 “비싸!”이다.
많은 사람이 견적 단계에서 포기한다. 비싸서 포기한다.
견적이 예상보다 비싸도 다음 단계의 선택지가 있다.
포기한다.
다른 공장을 찾는다.
할인을 요구한다.
포기하기엔 이르다. 꿈꾸던 제품 아니었던가.
무작정 할인해 달라는 것은 억지다.
견적서에는 여러 가지 항목이 있다.
재료비, 도장비, 인쇄비, 운송비 등이 있다.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최소한 한두 가지 항목에서 또 다른 선택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