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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쟁이 Aug 01. 2017

의심하는 습관은 필수다

'정보의 홍수' 속 세 가지 미덕

정보화 시대에 우리가 직면하고 우리 도처에 스며 있는 위험 가운데 하나는, 지식의 양이 아무리 넘쳐나더라도 우리가 실제로 아는 것과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사이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Thanks for Google

구글의 발전으로 우리는 궁금한 무엇을 찾아내는데 그리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지 않는다. 언제든 검색해 볼 수 있고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로 열심히 인터넷을 뒤적거릴 수 있는 '덕력'이 다소 필요하긴 하지만 들이는 노력 대비 그 결과는 매우 효과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지식을 방출 또는 공유한다. 숫자, 글, 이미지, 음성, 영상 등 형태로 나타내어질 수 있는 모든 객체들을 통해서 말이다. 이것만 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정보를 의미함을 독자는 알 것이다. 그러나 정보 중에는 제공자가 잘 아는 분야가 있고, 적당히 아는 분야가 있고, 들어보기만 한 분야가 있을 것이다. 꼭 제공자가 전문가인 분야가 아닌 다른 어떤 field에서도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할 수 있으니 우리가 보고 들을 수 있는 정보는 무궁무진한 것이다. 


의심하는 습관과 겸손함

Look before you leap.

하지만 '내가 알고 싶은 내용을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라는 이로움에는 언제나 '경계심'이 공존해야 한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경각심 말이다. 어떤 정보를 들으면 '아 그렇구나, 그게 정답이구나.'라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왜 그 말이 답이 되고 사실이 되는 건지 최소한 한 번은 더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이 지식을 제공받는 자로써의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 있어서 정보 수취자보다는 제공자에게 그 책임을 우선적으로 묻고 싶다. 

정보 제공자는 반드시 지식 공유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본인이 대충 어디서 들은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했을 때 그것은 정보가 아닌 '소음(noise)'이다. 하지만 이 소음이 또 다른 불특정 다수에게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간다면 '소음'은 언젠간 '정보'로 귀결될 수 있다. 그 분야에서 본인이 다 알 때까지(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저명한 전문가가 될 때까지) 알고 있는 정보를 누설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언제든 정정 가능한 내용임을 알리고 정확한 정보를 나중에서라도 깨달았을 시 그 부분은 수정하여 정정한 부분을 공개해야 한다.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신호와 소음'의 저자 네이트 실버의 표현을 빌리자면,

"카오스 이론의 가장 기본적 교의는 처음 설정하는 조건의 아주 작은 차이가(즉 브라질에서 나비 한 마리가 하는 날갯짓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를(즉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는 그 체계의 행동이 '무작위'라는 뜻이 아니다. (중략) 카오스 이론은 특정한 유형의 체계들은 매우 복잡해서 예측하기가 무척 어려움을 의미한다. 

문제는 우리가 가진 자료가 정확하지 않을 때(또는 금융위기의 주범인 MBS처럼 우리가 세운 가설에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때) 시작된다. 5와 5의 합을 구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두 번째 숫자를 6으로 잘못 입력해, 5에 5가 아니라 5에 6을 더하고 말았다. 정답은 10인데 우리는 11을 정답으로 낸다. 즉, 우리는 틀렸다.(중략)

이 과정이 동적이면 부정확성은 한층 더 악화된다. 잘못된 결과가 다음 단계의 입력 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세 가지 미덕(美德)

우리가 요즘을 '정보의 홍수'라고 많이들 표현하지 않는가? 그 안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미덕은 1)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함2) 예측할 수 있는 것을 예측하는 용기3)이 둘 사이의 차이를 아는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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